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2차 투표 끝에 유인태 당선자를 7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뒤 의원들에게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주 새 원내대표에 박지원
1차 때보다 18표 더 얻은
박지원 ‘개인기 승리’ 평가
이해찬 당대표 행보 빨간불
문재인 고문도 적잖은 상처
1차 때보다 18표 더 얻은
박지원 ‘개인기 승리’ 평가
이해찬 당대표 행보 빨간불
문재인 고문도 적잖은 상처
‘이해찬-박지원 합의에 대한 경고와 박지원의 개인기에 대한 평가.’
4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지원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힘겹게 당선된 데 담긴 민주당 19대 국회 당선자 127명의 ‘표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일단 1차 투표 결과를 두곤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승부는 2차 투표까지 가서야 박지원 67표 대 유인태 60표로 승부가 갈렸다. 불과 7표 차다. 1차에선 박지원 후보가 49표를 얻는 데 그친 반면, 유인태(35표)·전병헌(28표)·이낙연(14표) ‘비박지원 연대’ 쪽에 77표가 몰렸다. 1차 투표에서 친노 직계 40표와 친박지원계 30표 등 70표가량을 얻어 곧장 원내대표로 직행할 것이라던 박 후보 쪽의 장담과 딴판인 결과가 빚어졌다. 이런 결과는 먼저, ‘이-박 합의’가 결국 문재인 상임고문을 대선주자로 밀어주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여타 대선주자들이 친노 직계의 독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힘을 모은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이-박 합의’는 ‘대주주 간 담합’의 낡은 구도라는 비판적 인식도 당선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상당수 당선자가 1차에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이-박 합의’에 강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이-박 합의’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고문도 적잖이 상처를 입게 됐다.
‘1차 직행’ 시도의 무산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가 결선에서 당선된 것은 ‘개인기’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결선에서 유 후보는 25표를, 박 후보는 18표를 각각 더 끌어왔다. ‘비박 연대’ 세 후보는 애초 3인 중 결선 진출자를 다 함께 지지하기로 합의했지만, 상당수가 이탈했다. 한 초선 당선자는 “유인태 후보가 토론회 등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해, 대선 국면의 국회를 이끄는 데는 그래도 경험 많은 박지원 후보가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1차에서 ‘비박 3인’을 찍었던 표 가운데 범친노 그룹의 정체성이 강한 일부가 문재인·이해찬 상임고문의 입장을 고려해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이후 당대표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두곤 예측이 엇갈린다. 일단 이해찬 당선자의 당대표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 유인태 후보를 지지한 수도권의 한 재선 당선자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이어 이해찬 당대표까지 뽑아서 ‘담합’을 추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의 비판적 여론을 고려하면, 모바일 투표 방식의 국민참여 당대표 경선에서도 ‘이-박 합의’의 기획자인 이 고문에 대한 지지가 높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거센 역풍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박 합의’의 한 축이 자리를 잡은 만큼, 이해찬 당대표 가능성도 한층 커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 고문 쪽 관계자는 “당대표로서 대선 국면을 이끌 인물은 이해찬밖에 없다는 ‘대안부재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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