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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안철수 운신 폭 넓어져
대선도전 디딤돌 놓인셈

등록 2012-05-11 21:33수정 2012-05-11 22:17

[뉴스 분석]
문재인 ‘공동정부 구성’ 제안 파장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의 후보를 단일화하고 집권 뒤엔 공동정부를 구성해 운영하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10일 공개제안에 대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다.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은 11일 “문 고문 말씀에 뭐라고 대답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너무 빠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이 묵묵부답인 까닭은 분명하다. 점심을 먹을지 말지 결정하지도 않았는데 ‘무엇을 먹겠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마땅치 않은 이치와 같다. 안 원장의 정치 참여, 혹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온갖 억측과 주장이 난무하지만, 안 원장 본인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서울대 강연(3월27일) 이후 진전된 견해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안 원장으로선 문 고문의 제안이 나쁠 게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치평론가 이철희씨는 “안 원장이 빙긋이 웃고 있을 것”이라며 “(공동정부 구상은) 안 원장이 대선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현재로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지율을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지만, 혈혈단신이라는 ‘세력적 한계’가 약점이다. 문 고문의 제안은 안 원장의 이 약점을 일거에 보완해줄 수 있다. 굳이 민주당에 들어가는 모험을 하지 않고서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트이는 셈이다.

안 원장 입장에서 보면 ‘장외 우량주’ 이상으로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선택을 강요하는 듯한 모양새라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도 느낄 것(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권 승리를 전제로 할 때 안 원장이 벌써 최소한 국무총리직은 확보한 셈 아니냐”며 “안 원장으로선 손해볼 게 없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법륜 스님 등과 함께 ‘청춘 콘서트’를 진행할 당시 제3정당 창당을 통한 대선 출마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대선 승리와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문 고문의 제안은 당시 안 원장 등이 검토했던 계획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논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제3당을 만들더라도 총선 이후 박근혜 위원장이 아닌 다른 쪽, 즉 야권과 연대하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2단계 전략을 검토했었다”며 “문 고문의 제안은 안 원장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7개월여 앞둔 현재의 시점에서 안철수 원장의 선택지가 무엇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는 지난달 4일 경북대 강연에서 “창당했으면 나름대로 (정치적 기반) 확보를 많이 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안 한 이유는 사회 발전에 도구로 쓰이겠다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저한테 주어진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고문의 공동정부 구성 제안은 안 원장에게 ‘주어지는’ 조건에 해당한다. 안 원장의 선택이 출마로 기울어질 확률이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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