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은 애초에 북한의 지령에 따르는, 혹은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과 화해·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들에게도 붙이는 ‘딱지’가 되고 있다.
‘종북’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7년 12월27일치 <조선일보>의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조 전 의원은 “지금 민노당은 친북세력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고, <조선일보>는 당의 다른 관계자의 “종북주의 집단”이라는 표현까지 덧붙여 ‘종북’이란 단어를 만들어냈다. 조 전 의원은 2007년 12월31일치 <한겨레> 대담에선 “자주파 조직은 종북적 관점을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활동에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 등이 언급한 ‘종북세력’은 실제로 북한의 지령과 연계됐을 개연성이 있는 극히 일부 인사들을 겨냥한 용어였으나 차츰 ‘민주노동당 자주파=친북 세력=종북 집단’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 이후 당권파의 북한관이 논란에 오르면서 보수세력은 북한에 대해 화해, 교류, 협력을 주장하는 시각까지도 ‘종북’으로 낙인찍고 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복지·교육·민주·검찰·노동 등 모든 분야의 개혁 움직임이 ‘종북’으로 낙인찍혀 봉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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