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갖고 해석할 수 없고…”‘
조기등판 뒤 검증’ 의도 깔려
민주 주자들 출마선언 인정
“정권교체에 큰 도움…환영”
일각선 “링 올라올 때 됐다”
조기등판 뒤 검증’ 의도 깔려
민주 주자들 출마선언 인정
“정권교체에 큰 도움…환영”
일각선 “링 올라올 때 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 발간에 대한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의 반응은 상반됐다. 새누리당 주자들은 ‘아직 출마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려 했고, 민주당 주자들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단 기대를 나타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0일 인천공항에서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을 환송한 자리에서 ‘안 원장이 책을 내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아, 출마를 하셨느냐. 정식으로?”라고 물었다. 이어 “책을 갖고 해석할 수는 없고 아직 (출마가)확실하지는 않잖느냐”며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를 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의 이런 반응은 안 원장이 책을 내고서도 여전히 대선 출마에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확실한 출마 선언’을 요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안 원장의 조기 등판을 이끌어내 혹독한 검증에 노출함으로써, 안 원장이 대선 막판에 돌발 변수로 떠오르는 것을 막겠다는 뜻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간부는 “안 원장이 가장 대적하기 힘든 상대로 봐야 한다”면서도 “(책이)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 본선에 들어가면 지지율이 죽죽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캠프도 논평을 내어 “국민들의 생각은 안철수의 ‘생각’과 다르다. 당당하게 국민 앞에 나서서 검증받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주자들은 ‘환영한다’고 반겼지만 미세한 차이점이 엿보인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경남 지역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앞으로 그분과 경쟁해야 하지만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뜻은 같이한다”며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지 모르겠지만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 구성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를 강조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캠프 명의로 “발간을 환영한다. 정권교체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촌평을 냈다. 손 후보는 이날 공개적으로는 안 원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안 원장에게 각을 세우기도 했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책을 보니) 사회현안과 미래에 대한 시각과 해결 방향에서 저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더라. 정권교체에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고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책을 낸 것이 안 원장의 이후 행보를 예견케 한다는 점에서 좋은 움직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 한쪽에선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 주자들이 상승기류를 좀 탈만 하면 안 원장이 정치적 발언을 통해 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을 짓누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젠 안 원장이 링에 올라올 때가 됐다”고 했다.
손원제 석진환 성연철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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