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 사회정책 인식조사] ■ 전문가 ‘분석 총평’
19대 의원들에 대한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의 이번 조사는 경제민주화, 노동, 복지 등 사회정책의 핵심 이슈를 망라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양한 정책 이슈에 대해 정당별 국회의원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비교해 볼 때,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이질성이 크다. 곧 이념적 성향이 비교적 중도에서 보수까지 일정 비중을 지닌 채 이질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보수성향이 다수지만 특정 분야, 예컨대 복지 분야에서는 중도나 진보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적잖았다. 시장규제와 경제민주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새누리당이 보수 일색의 경직된 이념 성향에서 탈피하면서 좀더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9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협상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걸어보게 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변화가 ’박근혜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는 ‘줄푸세’ 공약을 통해 보수 특유의 신자유주의적 정체성을 강력히 드러냈다. 하지만 근년 들어서는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해 과감하게 좌클릭해왔다. ‘박근혜 리더십’ 아래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당선자의 이념적 분포는 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보수에서 탈피하려는 쇄신 노력의 산물이자 새누리당 내부가 이전보다 훨씬 역동성을 띨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이 19개 진보적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평균 88.1%에 이를 정도로 진보적 색채가 강하고 의원들간의 차이도 매우 적다. 17대와 18대 민주당 안에서 중도실용 노선과 진보 노선 사이 갈등이 잦았던 상황과 비교해 보면, 나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어젠다 제기 등을 포함해 강력한 정책주도권, 일사불란한 정치적 행동, 정책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정책주도권에서 새누리당에 밀리면서 정당의 존재감이 매우 약한 상황이다.
왜 그럴까? 무엇이 문제인가? 리더십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은 어젠다가 아닐까? 국민들의 삶의 고민이 집약되어 있는 어젠다, 탄탄한 진보적 대안으로 무장한 어젠다를 발굴하고 집중적으로 제기한다면 동질적 성향이 어느 때보다 큰 현 상황에서 큰 응집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한 계층을 일깨워 잠재적 지지층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의 정치 공간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은 결국 ‘대권 후보’가 아닐까 싶다. 대선 주자들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쉽고 중요한 이유다. 조성대/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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