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두번째 연설회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이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으로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예비후보 8명은 26일 낮 부산 벡스코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고 연설 대결을 펼쳤다.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는 패인을 모르는 패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후보는 “부산이 낳은 세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고, 손학규 후보는 ‘2012 민주대통합’을 선언했다. 청중은 2천명 정도가 모였다. 밤에는 <오비에스>에서 텔레비전 토론을 했다. 27일에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28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각각 합동연설회를 연다. 연설회장에는 민주당원들과 함께 예비후보들이 동원한 청중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여론과 언론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각 지역 동네잔치에 머물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26일 <티비에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서 “지금은 예비경선이라 현장에 오는 분들이 투표를 하지 않고 연설만 듣고 돌아가고 있다”며 “8월25일부터는 투표도 하고 결과가 매번 나오니까 관심이 많이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예비후보들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설회에 참석했던 한 중진 의원은 “주자들의 연설 내용이 부실하고 쟁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호소력도 부족하다.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흥행 부진의 더 큰 원인은 박지원 원내대표 사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부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언론에서 박지원 원내대표 기사와 안철수 현상을 크게 다루면서 민주당 예비경선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기존 정치세력은 박근혜가 대표하고 그에 맞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안철수가 대표하는 형국”이라며 “민주당은 중간에서 정당으로서의 존재감 자체가 사라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비경선 흥행이 문제가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대선 자체를 그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철수 현상은 박지원 사태와 달리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고위 당직자는 “이해찬 대표와 대선주자들이 벌써 자꾸 안철수 원장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안철수 현상’을 키우게 된다”며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때 가서 안철수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얘기를 꺼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2002년에도 월드컵이 끝나고 정몽준 후보 지지도가 노무현 후보보다 훨씬 높았지만 나중에 단일화할 때 보면 정당을 중심으로 선택했다”며 “우리당 후보가 9월 경선 과정에서 국민적 지지를 굉장히 받게 되면 10월에 안철수 원장과 경선을 해도 충분히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7월29~30일 여론조사를 거쳐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되면 지금보다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8월 초에도 여전히 ‘안철수’와 ‘박지원’이라는 두 가지 악재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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