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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공천헌금에 경선 깨질판…박근혜 ‘이중의 위기’

등록 2012-08-03 18:53수정 2012-08-03 22:45

비박주자들, 황우여 사퇴 거부에 경선 ‘보이콧’
방송토론 무산…경선 포기 가능성도 내비쳐
“현기환이 아니라 박근혜의 위기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3일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인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가 대선 본선을 겨냥해 만들어온 ‘쇄신’ 이미지를 흐리는 상황에서, ‘비박 주자’들이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 시작하며 당내 예선 구도부터 흔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전날 박근혜 후보가 검찰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천과 총선을 지휘했던 박근혜 후보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혐의가 없다’고 나와도 국민들은 납득하기 힘들어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강조해온 ‘쇄신’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나게 됐다.

‘조용하게’ 진행되던 대선후보 선정 과정도 어그러질 위기다.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비박 후보 3명은 이날 밤 11시로 예정됐던 방송 토론회를 시작으로 향후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앞서 이날 오후 안상수 후보도 함께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요구했던 황우여 대표 사퇴 등이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 때 비대위원과 원내대표를 맡은 황 대표가 4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며 “중대 결심에는 경선 참여 여부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박 후보들은 황 대표의 정치적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타깃은 박 후보다. 박 후보의 대리인 격인 황 대표를 밀어내면 현재의 경선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 상태로 갈 경우 오는 20일 후보 경선 때 비박 후보들은 아무런 존재감 없는 들러리 후보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들은 판을 흔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박 후보 쪽은 ‘황우여 사퇴’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아직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표 교체를 수용하면 당은 황우여-서병수 체제, 국회는 이한구 원내대표, 캠프는 홍사덕-김종인 체제로 짜놓은 대선 구도가 흐트러진다. 친박 쪽 핵심 관계자는 “아이가 엄마를 바꿔 달라는 것과 같은 억지스런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경선판에서 이들이 설령 퇴장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비박 주자들의 경선 불참도 감수한다는 것이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비박 주자들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황 대표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퇴보다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그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비박 후보들은 이미 황 대표의 사퇴와 ‘중대 결심’을 연계시켜 퇴로가 별로 없다. 경선 중도 하차라는 유례없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박 후보는 대선 주자로서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실질적인 당 주인이자 유력 대선 주자로서 당내 경선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당 밖에서도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본격적인 등장 때문이다. 박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2007년 경선 때도 계속 앞서다가 이명박 후보에게 추석을 전후로 뒤진 뒤에 결국 지고 말았다”며 “요즈음은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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