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경선, 이번엔 연설회 놓고 ‘부글

전략기획위 “흥행 위해 새 형식”
문재인에 유리 판단 반대 목소리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 형식을 바꾸자는 제안을 두고 민주통합당 안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에서는 흥행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하지만,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특정 후보 편들기라고 항의하고 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는 최근 당 중앙선관위에 합동연설회에 일부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13개 지역 합동연설회 중 각각 3곳에서 대중 연설 방식의 정견 발표 대신 프레젠테이션(PT) 방식 설명회와 찬조연설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당 전략기획위는 웅변조의 후보 연설만 반복하는 것보다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몇 후보 진영에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세균 후보 쪽 이원욱 대변인은 7일 성명을 통해 “당이 이렇게 룰을 변경하려는 시도는 후보 개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불공정 경선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또한 프레젠테이션은 후보가 아닌 기획사의 능력에 좌우되기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찬조연설도 찬조 연설자의 지명도에 따라 표심이 영향받을 소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 쪽 김유정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룰을 바꾸려고 하면서 후보 쪽의 의견 수렴은 하지도 않았다”며 “이렇게 바뀌는 방식이 어딘가에 유리하게 편중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두관 후보 쪽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 후보 쪽 전현희 대변인은 “찬조연설의 경우 후보 자체의 역량을 검증하기보다는 연설능력이 뛰어난 대타를 세운다는 의미에서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태도는 연설회 방식 변경이 문재인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지난 예비경선 과정에서 대중연설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후보 쪽은 “우리는 유불리를 떠나 당 선관위의 결정을 따르겠다”(김경수 공보특보)고 했다. 당 선관위는 8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손원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