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운영하는 부산시 안락동ㄱ유치원. 성종합건축사사무소 누리집 화면 갈무리
현 의원, 유치원 말곤 수입원 없어
검찰 “남편이 어떻게든 도움줬을 것”
검찰 “남편이 어떻게든 도움줬을 것”
현영희(61·여) 새누리당 의원이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고 새누리당 공천위원이던 현기환(53) 전 의원 쪽에 3억원을 건네고 여러 새누리당 의원에게 차명으로 후원금을 뿌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런 불법 정치자금의 출처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 의원이 유치원 1곳을 운영할 뿐이어서, 연 매출 3000억여원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그의 남편 쪽에 시선이 쏠린다.
부산지검은 지난 8일 현기환 전 의원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하면서 현 의원의 남편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ㄱ사 재무담당 상무이사의 집도 뒤졌다. 현 의원이 지난 3월15일 당시 수행비서 정아무개(37)씨를 통해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한테 전달하도록 했다는 3억원이 ㄱ사 자금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 의원에게는 유치원 말고 굵직한 수입원이 따로 없다. 현 의원은 부산교육대학을 나온 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그만두고 1984년 ㄱ유치원을 설립한 뒤 부산시의원 재선에 도전하던 2006년 1월부터 자신의 딸에게 맡겨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ㄱ유치원은 7학급 260명으로 인가받았는데, 현재 관할 교육지원청에는 241명으로 신고돼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유치원이 인가를 받으면 보통 6~7학급인데, 이 정도 규모로 큰돈을 벌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17대 대선을 앞두고 2006년 11월21일 창립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부산지지모임인 ‘포럼부산비전’의 공동대표를 맡아 이 단체의 자금 조달 구실을 했고 2010년 부산시교육감 선거 때도 엄청난 선거자금을 사용했다는 게 지역 정계의 관측이다.
특히 가정 형편으로 대학시절 가정교사까지 했던 현 의원이 4·11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181억원도 남편의 회삿돈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남편이 운영하는 ㄱ사는 1976년 파이프 제조·수출회사로 설립된 뒤 대기업에 강관·파이프를 납품하며 36년 동안 승승장구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 강서구 화전산업단지로 본사를 옮긴 이 회사는 3만t 규모의 무계목 강관 생산공장과 동양 최대의 하치장(3만3000㎡)을 만들어 국내 무계목 강관 시장의 70%를 점유했다. 지난해 3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1억8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공로로, 48회 무역의날에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올해는 4000억원의 매출과 2억달러 수출을 목표하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다.
검찰은 현 의원 남편 회삿돈이 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건네졌다면 현 의원의 남편이 회삿돈을 횡령한 것이 되므로 현 의원의 남편을 형사처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는 9일 현 의원의 남편한테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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