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방안 공개
민주통합당의 손학규 후보는 9일 재벌 총수가 금융계열사를 자신의 지배권을 강화하거나 계열사를 확장하는 수단으로 부당하게 이용할 경우, 해당 금융계열사를 재벌에서 강제로 분리하도록 하는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행정관청이 법원에 계열 분리를 청구하고 법원이 계열 분리를 최종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사를 통해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이나 한화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이날 ‘저녁이 있는 삶’ 여섯번째 정책 발표를 통해 이런 방안을 포함한 경제 민주화 방안을 공개했다. 정책 발표회에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김진방 인하대 교수, 박순성 동국대 교수, 허선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배석해 설명을 도왔다.
그는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을 현행 200%에서 100%로 낮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 보유한도를 상장기업의 경우 20%에서 3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형식적으로는 지주회사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지주회사처럼 운영되는 경우, 지주회사로 인정해 동일하게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배주주나 경영자가 회사의 돈으로 회사의 주식을 사들여서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일정 규모와 기간을 초과하는 보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민주화 방안으로는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해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금융 소비자 보호기구를 설립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금융 소비자 피해구제기금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민주화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또는 종업원의 이사 추천권을 도입해 노동자의 경영 참가를 보장하고, 장기적으로 유럽식 ‘노사공동결정법’으로 노동자의 경영 참가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비업법을 개정해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 노동자들을 폭행한 ‘컨택터스’ 같은 용역경비업체의 불법적 폭력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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