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민주통합당 제주 첫 대선후보 경선
‘한국의 뉴 햄프셔’ 지지자·당원 등 1천여명 응원열기
의원 60여명도 출동…“‘정권’ 하면 ‘교체’ 해달라” 분위기 띄워
‘한국의 뉴 햄프셔’ 지지자·당원 등 1천여명 응원열기
의원 60여명도 출동…“‘정권’ 하면 ‘교체’ 해달라” 분위기 띄워
“문재인! 문재인!”
25일 저녁 8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이 함성으로 뒤덮였다. 임채정 민주통합당 선거관리위원장이 대선 후보 경선 제주 투표 결과를 발표한 순간이었다. 첫 경선지인 제주 1위의 주인공 문 후보는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는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다시 한 번 10여차례 ‘문재인’을 연호하는 함성이 체육관을 울렸다.
다른 후보들도 웃음을 지으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보냈지만, 미소 한편으론 묘한 침울함이 어렸다. 문 후보는 “제주는 조직 열세로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민주통합당 후보가 되고, 안철수 원장을 뛰어넘고 박근혜 후보를 꺾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는 첫 경선지역으로 ‘한국의 뉴 햄프셔’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지역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선장인 한라체육관도 각 후보 진영 지지자와 운동원들의 응원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후보 합동연설회 직후 현장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대의원 171명에 그쳤지만, 실제 체육관을 찾은 인원은 각 후보 운동원 500여명과 지지자, 당원 등을 더해 1000여명에 이르렀다. 아이 손을 잡고 가족 단위로 참여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시 연동에 사는 김미자(43)씨 부부는 딸 고은솔(9)양과 나란히 자리를 잡고 후보들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오늘 연설회를 보고 싶어서 일부러 모바일 투표 대신 체육관에서 함께 실시된 지역 투표소 투표를 신청했고, 막 투표를 마치고 왔다”고 말했다. 제주 경선은 23~24일 모바일 투표, 25일 오전 6시~오후 6시 투표소 투표, 25일 5시 합동연설회 직후 대의원 현장 투표 순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 캠프의 응원 대결도 치열했다. 행사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체육관 밖에서는 캠프별로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뙤약볕 속에서 율동과 노래 대결로 분위기를 띄웠다. 정세균 후보 캠프는 “떴다 떳다 정세균…” 등 동요 ‘비행기’를 개사한 노래로 지지를 호소했고 김두관 후보 운동원들도 동요를 개사한 노래로 “두관 두관 김두관”을 열창했다.
이들은 행사장 안에서도 돌아가면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후보자들이 연단에 오를 때마다 지지자들은 깃발을 휘날리고 피켓을 흔들며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체육관에 마련된 200여석의 기자석이 거의 들어차는 등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후보들도 연설회 뒤 기자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경선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에스비에스>(SBS)와 <와이티엔>(YTN)은 이날 경선 결과 발표를 생중계했다.
진성준·한정애 의원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의원 60여명이 출동했다. 이해찬 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내일이면 선거인단이 100만명을 넘어서는데, 선거인단이 100만명을 넘어서면 추미애 최고위원하고 하루동안 데이트하기로 약속했다”며 “내가 ‘정권’하면 여러분은 ‘교체 교체 교체’라고 해달라”고 구호를 유도해 분위기를 띄웠다.
행사 진행 과정에 실수도 있었다. 문재인 후보의 연설 과정에서 진행요원이 12분의 연설 시간보다 47초 일찍 종을 치고 마이크를 껐다. 문 후보는 마이크가 꺼져 연설을 마무리 짓지 못하자 “어쿠” 하고 손뼉을 치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후보가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는 “열심히 허쿠다. 하영 도와줍서”라고 제주도 방언으로 마무리 말이 예정돼 있었다. 문 후보는 나중에 1위 소감 발표 때 이 말을 먼저 꺼낸 뒤 “‘똑똑하고 야무지게 일할테니 많이 도와주십시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손학규 후보 연설 때도 종료 1분 전에 치는 예비종이 미리 울리기도 했다. 문 후보와 손 후보는 행사 진행을 위해 양해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선관위가 전했다.
제주/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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