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득표율 45.66%…최종 과반 안되면 결선투표로
정세균, 26.5%의 득표율로 고향서 문재인 이어 2위
정세균, 26.5%의 득표율로 고향서 문재인 이어 2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의 역동성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울산·강원·충북에서 초반 4연승으로 과반 득표율을 유지해 온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1일 전북 경선에서 5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 지역에 연고를 둔 정세균 후보의 약진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최종적으로 50% 미만에 그칠 경우, 민주당 대선후보는 9월16일 순회 경선 이후 실시해 9월23일 발표하는 결선투표 결과로 확정된다.
호남 민심이 처음 표출된 1일 전북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득표율이 37.54% 에 그치면서 누적 득표율 45.66%를 기록했다. 전북의 선거인단 규모가 9만5707명으로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 투표율은 45.51%로 저조했다.
정세균 후보는 26.5%의 득표율로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학규 후보는 23.4%의 득표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2일 발표되는 인천(선거인단 2만4720명), 4일 경남(4만1388명), 그리고 6일 광주(7만4338명)·전남(6만4937명) 경선을 거치며 점점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선거인단 규모가 13만명을 넘어서는 광주·전남 경선이 순회 경선의 중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경우 선거인단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도 관심이다.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은 4일 오후 9시까지만 모집한다. 1일 오후까지 등록된 선거인단은 100만7천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손학규·김두관 후보와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후보를 필요 이상으로 공격하고 나서면서 경선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연설회에서 손학규·김두관 후보의 지지자들은 임채정 선관위원장, 이해찬 대표의 인사말 순서에서 “물러가” “그만해” 등의 구호와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손학규 후보는 연설에서 민주당 내부의 ‘친노 패권주의’와 ‘패거리 정치’를 집중 공격했다.
“상대 후보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강행하는 경선 룰의 제정 과정, 경선 관리 업체 선정을 둘러싼 의혹들, 친노 당권파들에 의해 전횡적으로 운영되는 경선 과정, 이러한 당 운영 방식은 민주 세력이 대의로 집권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공학적 술수, 다시 말하면 꼼수로 자기들만의 종파주의적 집권을 하겠다는 얕은 역사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손학규 후보의 격한 연설에 손학규·김두관 후보 지지자들은 환호했지만, 연설회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손 후보의 한 참모는 “모바일 투표에 대한 문제제기를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캠프의 건의는 더 강도가 높았지만 후보가 톤을 조절한 것이 그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참모는 “강도가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면서도 “광주·전남 유권자들을 의식한 연설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정세균 후보는 “민주당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후보이고, 실력도 제일 좋고, 대통령을 시키면 가장 잘할 사람이 바로 정세균”이라는 내용으로 깔끔한 연설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연설회에서는 김광진·한정애·이상직 의원이 ‘개그 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을 패러디한 ‘용감한 의원’들을 공연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장 앞에는 김대중·노무현·김근태 기념 부스, 민주당 정책홍보관 등이 마련돼 영상물을 상영하고 홍보물을 나눠줬다.
전주/성한용 선임기자, 송채경화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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