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단식 5일째인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 의원 4명에 대한 제명안을 처리한 뒤 탈진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노회찬, 정진후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진 제명’ 의원 4명 “구태와 결별”…옛당권파 반발
강기갑·심상정·노회찬 등과 함께 신당 창당 본격화
강기갑·심상정·노회찬 등과 함께 신당 창당 본격화
4·11총선 이후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로 불거졌던 통합진보당의 당내 갈등이 4개월여 만에 분당이라는 파국을 맞게 됐다.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해 옛당권파와 혁신모임 사이의 중재 시도가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강기갑 대표와 현직 의원 7명이 참여하고 있는 ‘혁신모임’은 당을 떠나 신당 창당 절차에 돌입했다.
분당과 신당행의 첫 절차는 의원직이 있는 비례대표 후보 4명의 제명이었다. 통합진보당이 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인 박원석, 서기호, 정진후, 김제남 의원 등 4명의 제명을 의결함으로써 분당이 현실화됐다. 의원들이 스스로 자신을 제명하는 이른바 ‘셀프 제명’을 선택한 것은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탈당이 아닌 제명 형식으로 당을 떠나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 4명의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태 및 패권주의와 결별하고 강기갑 대표와 함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원직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분명한 소신에 근거해 스스로 제명을 수용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국민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울 당기위에 한꺼번에 제소되기 위해 주소지를 서울로 옮겼으며, 제명사유로는 ‘당의 창조적 파괴와 재창당을 선언한 강기갑 대표의 성명을 지지한 해당행위를 했다’는 점을 들었다.
재창당의 핵심 동력인 국회의원 4명의 제명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노회찬, 강동원 의원 등도 참여계 당원들과 함께 집단 탈당을 결행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 7명이 속한 신당 창당 작업이 본격화하면 기존 통합진보당 의원은 6명으로 줄어든다. 혁신모임 쪽 인사인 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도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혁신모임’ 쪽은 우선은 창당준비위원회 수준의 조직을 유지하며 민주당 등 야권과의 연대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4명의 ‘셀프 제명’에 반발하고 있는 옛 당권파 쪽은 “제명을 결의한 의원총회는 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원천무효”라며 법적 대응 뜻을 밝혔다. 옛 당권파 쪽 이상규 의원은 “강기갑 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현행 당규는 원내대표만 의총을 소집할 수 있다”며 “더구나 ‘셀프 제명’을 선택한 의원 4명은 전날 서울시당 당기위에서 제명됐기 때문에 당규상 의원총회 소집요청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옛 당권파는 이와 별도로 전날 중앙위원들의 연서명을 통해 중앙위를 열어 당규를 수정한 뒤, 이날 오전 옛 당권파 의원들의 주도로 오병윤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제명 의원총회를 막기 위한 방안이었다. 전날 중앙위에서 국회의원 제명 의결 정족수를 제적 3분의 2 이상으로 한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이에 대해 ‘혁신모임’ 쪽은 중앙위 의장인 당 대표의 공고가 없는 중앙위는 무효이기 때문에, 중앙위 의결을 근거로 선출한 원내대표는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쪽이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분당 과정에서 불거진 ‘제명 의총’과 ‘중앙위원회’ 효력을 놓고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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