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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무당파·중도층 업고 ‘제3의 길’ 넓히기

등록 2012-09-19 19:07수정 2012-09-20 08:41

안철수의 대선 전략
집권세력뿐만 아니라
야권에도 비판 메시지
경제민주화·대북정책
중간 영역 파고들기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을 보면, 진보와 보수가 아닌 중도를, 정치적으로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지지자가 아닌 중도·무당파층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으로 미래를 열자고 제안하면서 현재의 여당과 야당에 대해 차이를 두지 않고 두루 비판했다.

안 원장은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회견의 상당 부분을 현재의 정치권을 비판하고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에 할애했다. 지난해 9월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을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이날 출마 선언 내용은 오히려 “만약 (정치에) 참여한다면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지난 3월 서울대 강연)이라는 발언의 연장선 위에 있다. 보수, 진보의 진영에 편입되지 않은 채 양쪽의 중간 지형에 진을 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정책 노선에서도 여야를 두루 비판하며 중간 영역을 파고들었다. 그는 여야가 모두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재벌개혁에만, 새누리당은 시장개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안 원장은 “근본주의적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제정책을 성장은 도외시한 채 재벌개혁만을 강조하는 근본주의적 노선으로, 시장개혁을 강조하는 새누리당의 정책은 자신이 밝힌 “새로운 경제모델”에 뒤처지는 것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안 원장의 이런 인식은 남북관계 및 평화체제에 관한 언급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회견에서 “평화체제는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안보 또는 북한의 보편적 인권에는 큰 관심 없이 남북의 화해와 협력만을 강조하는 세력으로, 반대로 새누리당은 평화체제보다는 안보만을 강조하는 세력으로 규정하려는 것 같다. 자신은 안보와 평화 양쪽에 균형을 이룬 ‘미래가치’를 대변하겠다는 것으로 여야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안 원장이 택한 ‘제3의 길’ 또는 중도라는 정치 노선은 우리 정치사에 몇차례 시도됐으나 아직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 1992년 정주영 현대 회장이나 2007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출신인 문국현 후보도 이와 비슷한 노선을 걸었다. 진보와 보수가 아닌 중도의 땅이 넓어 보이지만, 중도가 양쪽으로 세를 확산하기보다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도층이 양쪽으로 견인되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중간·중도층, 무당파·정치혐오층을 지지기반으로 삼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를 기존의 정치 노선 대신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진보개혁세력과 보수세력,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낡은 체제로 밀어내면서 자신은 미래 가치를 지향하는 세력에 힘입어 정치인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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