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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대중·박정희 다 참배한 안철수…‘진보+α’ 끌어안기

등록 2012-09-20 19:50수정 2012-09-23 13:15

안철수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스분석 : 현충원 참배로 본 대선지형]
보수지지 견고한 박근혜, 다른진영 포용 보여주기
박정희 참배안한 문재인, 진보개혁쪽 지지 다지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가 20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정치인으로서 첫 행보다. 현충탑에 참배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리고 박태준·이승만·박정희·김대중 네 묘소를 차례차례 참배했다. 네 곳의 방명록에 똑같이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정치인은 행동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한다. 안철수 후보가 현충원 참배를 통해 내놓으려고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사병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높은 공직을 맡은 분들이 현충원을 참배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번째는 역사에서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공과 과가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으려는 노력,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두번째는 장군뿐 아니라 여기 많은 무명의 용사까지 우리 역사의 주인이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명분에 충실한 설명이다. 정치적 이해관계 차원에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보수세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진보개혁세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따라서 안철수 후보가 양쪽을 다 방문한 것은 대선에 나선 정치인으로서 보수와 진보개혁,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가 전날 출마선언에서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라며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은 주로 야권 성향 유권자들, 중도·무당파 유권자들이다. 이 가운데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문재인이냐 안철수냐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안철수 후보로서는 중도·무당파 쪽이 ‘블루 오션’이다. 지역으로는 수도권, 연령층은 20~40대가 많다. 이들을 최대한 결집해야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 중에서 안철수 후보의 ‘새로운 정치’에 찬성하는 유권자들을 일부 끌어올 가능성도 물론 있다. 따라서 현충원에서 보인 행적은 안철수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정치 지형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행보’로 풀이된다.

안철수 후보의 현충원 행보는 다른 대선 주자들과도 뚜렷하게 비교가 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난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 사병묘역을 방문했다. 야권 후보로서 입지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보개혁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8월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직 대통령 묘소를 모두 방문하고, 오후에는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보수층의 높은 지지를 확보한 상태에서 ‘생각이 다른 세력’까지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거칠게 분류하면, 문재인 후보가 야권, 박근혜 후보가 여권의 대표로 각각 나선 가운데, 문재인 후보와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안철수 후보가 중도·무당파 층으로 확산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대선 지형인 셈이다.

안철수 후보가 지향하는 통합의 정치, 화합의 정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의 발견>을 쓴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회에서 싸움을 통해 다수 지배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치의 본질”이라며 “정치의 플레이어로 참여하면서 싸우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중도·무당파 층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후보는 만만치 않은 과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송채경화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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