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겹친 문재인·안철수 진영 ‘공익·소통형 인재를 잡아라’
추석을 앞두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와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 사이에서 인물 영입을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 판도에 영향이 큰 ‘추석 민심’을 붙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가 ‘함께하는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란 판단에서다. 어떤 철학을 가진 사람을 쓰느냐가 곧 정책이고, 어떤 사람과 함께하느냐가 곧 쇄신이고 변화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가 26일 합리적 보수의 대표적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하면서 양쪽의 인물 영입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윤여준 등장으로 가속화될 인물전쟁 윤여준 전 장관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04년 총선을 지휘할 때의 전략가였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는 안철수 후보와 서울시장을 통한 대선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박근혜 후보를 거쳐 안철수 후보와 일을 도모한 윤 전 장관이 이번에 문재인 후보와 손잡은 것은 박근혜·안철수 두 후보에겐 아픈 부분이다. 윤 전 장관의 합류로 문 후보는 ‘확장성’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 후보에게 따라붙는 꼬리표는 ‘확장성의 한계’였다. 윤 전 장관 영입으로 문 후보는 중도·무당파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의 경쟁에서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포용한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물론 27일부터 1박2일로 진행될 문재인 후보의 호남 방문을 앞두고 ‘어떻게 이회창·박근혜의 인물을 영입할 수 있느냐’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윤여준 전 장관의 등장은 이와 무관하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여야의 경계를 넘어 벌이고 있던 인재 영입 전쟁의 강도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
정치적·정책적 무경험이 취약점인 안철수 캠프는 추석 민심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인물전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처지다. 안철수 캠프는 27일께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마련할 포럼의 면면을 공개하는 한편, 추석 전에 정치학계의 원로들로 구성된 조언그룹도 공개한다는 전략이었다. 안 캠프는 추석 이후로 예정되어 있던 인물 소개를 좀더 앞당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안 캠프가 전략적으로 진보적인 인사들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안 캠프는 그간 의도적으로 ‘우향우 전략’을 쓰고 있었는데, 문 캠프의 오른쪽 카드를 확인하고 왼쪽 카드로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탈계파’ 문, 전략가 윤여준 영입해 운신폭 넓혀
‘비노·’ 호남인맥 중용…경선 경쟁자에도 ‘러브콜’ ■ 삼고초려를 넘어 밤낮없이 그 결과가 ‘삼고초려’를 넘어서는 영입경쟁이다. 주영입 대상은 젊은 세대들에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다. 또한 각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도 영입 ‘영순위’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한 인사는 “새벽 시간이나 밤늦은 시간에 집 앞을 찾아오는 인사들 때문에 정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지 않으니, 출근 전 또는 퇴근 후 시간에 집을 찾는 것이다. 그는 “여러 차례 고사를 했는데도, 도저히 만남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하니 괴롭다”고 털어놨다. 역시 두 캠프와 인연이 깊은 한 인사는 “하루는 문재인 쪽에서, 다음날은 안철수 쪽에서 연락이 오니 중립을 지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지지층과 정치적 철학이 겹치는 두 후보가 나선 상황이라 이쪽 진영(범민주진영)은 후보 단일화가 다가오는 시점이 되면 결국 대부분이 결정을 요구받게 될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른바 총동원체제가 되는 것이다. ■ 문재인 캠프의 키워드는 ‘통합 통한 쇄신’ 문재인-안철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양쪽 모두 대대적인 영입을 성사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현재는 당내 인사들의 통합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 내 여러 정파 간의 화합을 이루고 진보진영과 중도개혁적 시민사회,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껴안는다는 것이다. ‘통합을 통한 쇄신’이다. 화합을 위한 탈계파는 대선기획단(담쟁이기획단)과 민주캠프 구성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선대위의 ‘곳간’을 관리하는 총무본부장과 유세·홍보를 담당하는 소통1본부장은 손학규 후보 경선 캠프 출신의 우원식·조정식 의원이다. 경제정책 담당인 공감1본부장에 임명된 이용섭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손 후보를 도왔다. 김두관 후보 경선 캠프 출신으로는 문병호 의원이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정세균 후보 경선 캠프에선 전병헌 의원이 매니페스토본부장을, 강기정 최고위원이 직능 쪽 담당인 동행2본부장에 선임됐다. 호남과 김대중 정부의 인물들을 전진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민주캠프의 본부장 10명 중 호남 출신은 이용섭·우윤근·강기정 의원 등 3명에 이른다. 선대위 내 정책 공간인 미래캠프의 경우,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은 호남 출신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상임고문은 국민의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이끌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선임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문 후보는 앞으로 꾸려질 일자리혁명·새정치·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 위원회에서도 탈계파 통합 원칙을 관철한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경선 경쟁자들도 미래캠프의 각 위원회를 맡아 이끄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혁신파’ 안, 박선숙 필두 ‘박원순 캠프’ 확대 배치
외교·통일 등 분야별 전문가 띄워 의제선점 노려 ■ 안철수 캠프는 강금실+박원순 캠프? 안철수 캠프의 인적 구성은 정치적으로는 쇄신, 정책적으로는 혁신을 지향한다. 안철수 캠프의 면면에 대해 여의도에서는 2006년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캠프와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가 결합한 형태란 평가가 나온다. 안 캠프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박선숙 전 민주당 의원은 박원순 캠프와 강금실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안 후보 비서실장인 조광희 변호사는 박 캠프에선 법률특보였고, 강 캠프에선 후보 비서실장이었다. 조 변호사는 강 전 장관이 고문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원’ 소속인데, 안 캠프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윤재 미국 변호사도 여기 소속이다. 박원순 캠프 출신으로는 대외협력팀장을 맡은 하승창 전 ‘희망과 대안’ 공동위원장과 금태섭 상황실장을 들 수 있다. 유민영 대변인은 박 캠프의 메시지팀장이었고, 한형민 기획팀장도 박 캠프의 공보특보 출신이다. 박선숙 본부장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2006년 강금실 서울시장 캠프에서 박선숙 전 의원과 강금실 당시 후보가 만났고, 그 두 사람을 잇는 공통분모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있었다”며 “이들이 주도한 스터디 모임에서 지금의 안철수 캠프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캠프 사정에 밝은 민주당 관계자도 “지금 상당수 민주당 출신들이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뒷배경에는 안철수 원장이 단일화가 아닌 독자노선으로 가서는 대선이 필패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결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열한 인물 영입전은 불가피하겠지만 ‘사람 빼가기’로 비치게 될 경우 감정적인 충돌이 뻔하기에 서로의 금도는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협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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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비노·’ 호남인맥 중용…경선 경쟁자에도 ‘러브콜’ ■ 삼고초려를 넘어 밤낮없이 그 결과가 ‘삼고초려’를 넘어서는 영입경쟁이다. 주영입 대상은 젊은 세대들에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다. 또한 각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도 영입 ‘영순위’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한 인사는 “새벽 시간이나 밤늦은 시간에 집 앞을 찾아오는 인사들 때문에 정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지 않으니, 출근 전 또는 퇴근 후 시간에 집을 찾는 것이다. 그는 “여러 차례 고사를 했는데도, 도저히 만남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하니 괴롭다”고 털어놨다. 역시 두 캠프와 인연이 깊은 한 인사는 “하루는 문재인 쪽에서, 다음날은 안철수 쪽에서 연락이 오니 중립을 지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지지층과 정치적 철학이 겹치는 두 후보가 나선 상황이라 이쪽 진영(범민주진영)은 후보 단일화가 다가오는 시점이 되면 결국 대부분이 결정을 요구받게 될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른바 총동원체제가 되는 것이다. ■ 문재인 캠프의 키워드는 ‘통합 통한 쇄신’ 문재인-안철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양쪽 모두 대대적인 영입을 성사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현재는 당내 인사들의 통합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 내 여러 정파 간의 화합을 이루고 진보진영과 중도개혁적 시민사회,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껴안는다는 것이다. ‘통합을 통한 쇄신’이다. 화합을 위한 탈계파는 대선기획단(담쟁이기획단)과 민주캠프 구성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선대위의 ‘곳간’을 관리하는 총무본부장과 유세·홍보를 담당하는 소통1본부장은 손학규 후보 경선 캠프 출신의 우원식·조정식 의원이다. 경제정책 담당인 공감1본부장에 임명된 이용섭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손 후보를 도왔다. 김두관 후보 경선 캠프 출신으로는 문병호 의원이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정세균 후보 경선 캠프에선 전병헌 의원이 매니페스토본부장을, 강기정 최고위원이 직능 쪽 담당인 동행2본부장에 선임됐다. 호남과 김대중 정부의 인물들을 전진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민주캠프의 본부장 10명 중 호남 출신은 이용섭·우윤근·강기정 의원 등 3명에 이른다. 선대위 내 정책 공간인 미래캠프의 경우,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은 호남 출신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상임고문은 국민의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이끌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선임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문 후보는 앞으로 꾸려질 일자리혁명·새정치·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 위원회에서도 탈계파 통합 원칙을 관철한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경선 경쟁자들도 미래캠프의 각 위원회를 맡아 이끄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혁신파’ 안, 박선숙 필두 ‘박원순 캠프’ 확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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