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로 전남대학교 체육관에서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됩니다’를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새정치 보여야 정권교체 가능”…안철수 ‘파격 제안’
안철수 생각은
단일화 논의 수세서 공세 전환
안 캠프쪽 “대화, 결과 있을것” 5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었다. 민주통합당 쪽과 사전 협의나 조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만남을 제안했다.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나온 제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주목받는 시점에, 상징성 있는 곳에서 단일화 회동 제안을 던짐으로써 수세적인 단일화 논의 국면을 공세적으로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식적으로는 전날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원칙이라도 합의해 제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한 제안을 받았다. 내용적으로는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라는 단일화 3대 원칙을 정리해서 제시했다. 단일화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해온 흔적이 엿보인다. 안 후보가 이날 전격적으로 단일화 회동을 제안한 데는 단일화 요구를 계속 외면할 경우 호남 등 야권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몇 차례 단일화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가치와 철학을 토론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다. 안 후보의 유민영 대변인은 “두 분이 만나 자신의 생각과 국민의 열망과 기대 등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실 것”이라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 가치에 동의한다고 생각하기에, 대화가 이뤄지면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단일화에 대한 좀더 분명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는 시대의 요구가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이제 막 시작된 정치혁신 논의가 더 진전되고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정치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교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혁신이 이뤄져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강조한 셈이다. 이어 “정권교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냥 ‘저쪽에 문제가 있으니 우리에게 정권 달라’고 하면 국민이 ‘당신들은 정권 잡을 자격 있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그래서 야권이 먼저 정치개혁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지난 시기 개혁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명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개혁의 구호는 있었지만 결과는 재벌공화국, 검찰공화국이 됐고 극심한 양극화를 막지 못했다.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뼈를 깎는 각오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반 새누리당’에 대한 뜻도 이전 어느 때보다 더욱 분명하게 표시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새누리당의 집권 5년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민생이 파탄나고 평화가 위협받은 거꾸로 간 5년이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현 집권세력의 연장을 막아내고 70년대로 퇴행하는 것을 막아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광주가 단일화와 정권교체의 씨앗과 중심이 돼달라”고 호소하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국민 눈높이 맞춰 통크게 가자”…문재인 ‘혁신 화답’ 문재인 생각은 “민주당, 총선 실패 반성 못하고…”
안경환 새정치위원장도 쓴소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쪽은 6일 안철수 후보와의 만남에서 안 후보가 어느 정도의 강도와 수위로 정치혁신 합의를 요구할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안 후보가 5일 정치혁신에 대한 합의를 사실상 단일화 원칙 합의의 핵심 고리로 앞세움에 따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최종적 단일화 성사의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치혁신과 관련해 ‘문-안 만남’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안 후보가 기존에 드러난 문 후보 쪽의 혁신 방안에 대한 자신의 분명한 평가와 추가 제안을 내놓을지 여부다. 안 후보 쪽에선 그동안 문 후보 쪽 혁신안에 대해 ‘기득권 내려놓기에 불철저하다’,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평가를 해왔다. 일부에선 안 후보 쪽이 문 후보와 민주당에 재창당에 해당하는 근본적 쇄신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와의 첫 만남에서 추가적으로 단일화에 조건을 다는 듯한 요구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가 그동안 단일화에 유보적인 모습을 보인 탓에 단일화를 바라는 야권 지지층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극적인 만남을 제의한 뒤 또다시 조건을 내거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어느 쪽이 되든 문 후보 쪽은 기존의 정치혁신 드라이브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문 후보는 5일 저녁 안 후보와의 만남에 대비한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가 내일 정치혁신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나오더라도 우리는 통크게 가자, 유불리 따지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대로 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는 이날 아침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새로운 정치비전을 제시하는 것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민주당이 먼저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치위원회(새정치위)는 기존의 정치문화와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이 바라는 눈높이에 맞춰 과감한 개혁이나 혁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 눈높이’, ‘민주당 먼저 쇄신’ 등을 강조한 것을 두곤, 과감한 인적쇄신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안경환 새정치위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민주당에 쓴소리를 쏟아내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기회를 잃은 것도 민주당의 뼈아픈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보호 밖에 있는 후보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음에도, 기존 정당정치 속으로 들어오라고만 주문하는 오만함은 불식돼야 한다”고 민주당의 변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안철수 입당론’도 지적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안 캠프쪽 “대화, 결과 있을것” 5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었다. 민주통합당 쪽과 사전 협의나 조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만남을 제안했다.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나온 제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주목받는 시점에, 상징성 있는 곳에서 단일화 회동 제안을 던짐으로써 수세적인 단일화 논의 국면을 공세적으로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식적으로는 전날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원칙이라도 합의해 제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한 제안을 받았다. 내용적으로는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라는 단일화 3대 원칙을 정리해서 제시했다. 단일화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해온 흔적이 엿보인다. 안 후보가 이날 전격적으로 단일화 회동을 제안한 데는 단일화 요구를 계속 외면할 경우 호남 등 야권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몇 차례 단일화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가치와 철학을 토론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다. 안 후보의 유민영 대변인은 “두 분이 만나 자신의 생각과 국민의 열망과 기대 등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실 것”이라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 가치에 동의한다고 생각하기에, 대화가 이뤄지면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단일화에 대한 좀더 분명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는 시대의 요구가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이제 막 시작된 정치혁신 논의가 더 진전되고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정치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교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혁신이 이뤄져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강조한 셈이다. 이어 “정권교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냥 ‘저쪽에 문제가 있으니 우리에게 정권 달라’고 하면 국민이 ‘당신들은 정권 잡을 자격 있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그래서 야권이 먼저 정치개혁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지난 시기 개혁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명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개혁의 구호는 있었지만 결과는 재벌공화국, 검찰공화국이 됐고 극심한 양극화를 막지 못했다.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뼈를 깎는 각오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반 새누리당’에 대한 뜻도 이전 어느 때보다 더욱 분명하게 표시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새누리당의 집권 5년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민생이 파탄나고 평화가 위협받은 거꾸로 간 5년이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현 집권세력의 연장을 막아내고 70년대로 퇴행하는 것을 막아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광주가 단일화와 정권교체의 씨앗과 중심이 돼달라”고 호소하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국민 눈높이 맞춰 통크게 가자”…문재인 ‘혁신 화답’ 문재인 생각은 “민주당, 총선 실패 반성 못하고…”
안경환 새정치위원장도 쓴소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쪽은 6일 안철수 후보와의 만남에서 안 후보가 어느 정도의 강도와 수위로 정치혁신 합의를 요구할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안 후보가 5일 정치혁신에 대한 합의를 사실상 단일화 원칙 합의의 핵심 고리로 앞세움에 따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최종적 단일화 성사의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쇄신파 의원들과 면담을 하려고 회의장으로 가던 중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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