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연대 고문 미행하다 발각돼
경찰에 신분 속이며 거짓 진술
국정원 “적법한 공무수행” 주장
경찰에 신분 속이며 거짓 진술
국정원 “적법한 공무수행” 주장
국가정보원 직원이 진보 성향 시민단체 간부를 미행하다가 발각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직원은 경찰에 신분을 감추며 거짓 진술을 했다가 결국 신분이 들통났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국가정보원이 불법 사찰을 벌였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11일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수원진보연대 고문 이아무개(49·수원시 사회적기업센터장)씨가 지난 9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 앞길에서 30대 남성과 몸싸움을 벌이다 순찰중이던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이씨는 경찰에서 “지난 3일부터 미행당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9일에도 누군가가 쫓아와 ‘왜 따라오느냐’고 따지다가 시비가 붙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남자가 정보기관 직원일 것”이라며 직권 남용 및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도 경찰에 냈다.
당시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미행하거나 폭행한 적이 없다. 무직이고 피시(PC)방 아르바이트나 대리운전을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종이를 갑자기 찢는 등 수상한 행동을 했고 경찰의 휴대전화 검색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나타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 지구대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0일엔 이씨를 상해 혐의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이 남성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남성이 국가정보원 직원 문아무개(39)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뒤늦게 11일 경찰에 협조자료를 보내 “(문씨가) 최근 이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첩보를 입수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현장에서 공무수행중이었다. 이씨를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정원 직원을 조만간 다시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진보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시민단체 간부를 불법 사찰했다’며 오는 14일 국회 앞에서, 15일엔 국가정보원 본원 앞에서 항의 집회 등을 열 예정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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