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자료제출 거부로
방문진 엉터리 감독도 확인
“김사장 제재조치 강구” 요구
방문진 엉터리 감독도 확인
“김사장 제재조치 강구” 요구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법인카드 사용 등과 관련된 감사원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해 감사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문진도 김 사장과 임진택 감사 등 문화방송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방문진 이사장에게 문화방송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직무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김 사장과 임진택 감사에 대한 적절한 제재 조치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1일 감사원이 발표한 ‘방송문화진흥회의 경영 관리 및 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김 사장은 2012년 2~10월 문화방송 파업 등과 관련한 방문진 이사회의 6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그러나 방문진은 김 사장의 한 차례 출석 거부에 대해서만 경고했을 뿐 나머지 5차례의 출석 거부를 두고서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또 김 사장은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문화방송 사규집과 자체 감사 서류 등을 3차례나 제출하라고 요구했음에도 “방문진이 관리·감독 업무를 문화방송 사장과 감사에게 위임했다. 해당 임원이 설명하겠다”며 끝까지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방문진은 이와 관련해 김 사장에 대해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감사원이 3차례에 걸쳐 직접 자료를 요구한 것 역시 거부했다.
또 임진택 감사는 방문진의 지시에 따라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감사하고도 의혹을 받고 있던 상품권과 귀금속 구입, 호텔 이용 등에 대해 구체적 내용이나 직무 관련성을 밝히지 않은 감사 보고서를 방문진에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이 증빙자료의 제출이나 열람을 요구했으나, 임 감사는 이 역시 거부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임 감사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이밖에 감사원은 방문진이 사전 검토 없이 문화방송 결산 보고안을 그대로 승인한 점, 방문진 사무처장을 채용하면서 공개 채용하지 않고 문화방송 출신자를 특별 채용한 점, 김 사장이 문화방송의 감사를 석달 동안 비워놓은 것을 방치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감사원은 방문진의 출석·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한 김 사장과, 자체 감사를 부실하게 하고 방문진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한 임 감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김 사장과 임 감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김재우 이사장에게는 주의 조처를 내렸다. 이번 감사는 2012년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문화방송 홍보국 쪽은 “공식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유선희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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