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공천심사 맡아 성추문·금품살포 후보 공천이 ‘검증 쟁점’
민주당 “통크게 협력하겠지만 검증 요식으로 하진 않을 것”
민주당 “통크게 협력하겠지만 검증 요식으로 하진 않을 것”
박근혜 당선인이 8일 지명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김용준 전 후보자의 사퇴라는 ‘뼈저린 경험’을 한 뒤 박 당선인은 ‘검증 통과’를 최우선 목표로 놓다시피 하면서 후임 후보자를 물색해왔다. 또다시 후보자가 검증의 문턱에 걸려 낙마한다면, 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난파선’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은 보좌진들에만 의존한 기존의 자체 검증 방식을 바꿔, 경찰청·국세청 등의 인사검증 전문가를 파견받아 후보군에 포함된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재산, 납세, 병역, 전과, 평판 등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도 기자회견에서 “(검증) 동의서를 냈고, 자료에 의해서 수집을 한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검증팀이 어떤 것을 했는지 제가 알지 못한다”면서도 “온갖 것을 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 취임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국회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최대한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특위에 인사청문요청서 회부→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안에 청문회 진행→청문회가 끝난 다음날부터 3일 안에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본회의 상정→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는 설 연휴가 끝나는 12일 이후 국회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검증을 아무리 철저히 했고, 새 정부 출범 일정이 빠듯하다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검증 공세를 또다시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 크게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도덕적 기준에 맞춰 공직자로서의 품격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시간에 쫓겨 검증을 요식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선 우선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의 일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당시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고 ‘현역의원 교체지수 하위 25% 컷오프 규칙’을 “헌법”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 공천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특히 성추문이나 금품 살포 의혹을 산 후보들에게 공천을 주기도 해 비판을 사기도 했다. 물론 당 안팎에선, 당시 공천은 박 당선인의 뜻대로 진행됐기 때문에 정 후보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이 국정을 조정하고 통할하는 총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역량이 되느냐도 청문회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천위원장 활동에서 보여줬듯 정치권에 몸담은 경험이 없어 실무를 잘 모르는 탓에, 박 당선인의 의중에만 모든 것을 맞추는 ‘예스맨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의 한 인사는 “총리는 각각 박 당선인의 공약과 브랜드인 복지 확대와 재정건전성처럼,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갈등을 일으킬 요소들을 조정해야 하는데, ‘통치자의 법치’만 경험한 정 후보자가 그걸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정 후보자의 종교가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직의 특정 종교 편향 문제는 이명박정부 5년 내내 문제가 됐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정 후보자는 신자들로 이뤄진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후보자 지명을 받은 뒤 연 기자회견에서도 “앞으로 국민들께서 많이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다면 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가, 물려받은 재산이 많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수위 안팎에선 정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과 별개로, 국무총리 등의 인선은 설 연휴가 끝난 뒤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당선인은 총리의 장관 추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후임 인선을 정 후보자와 상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자는 “후보자로 지명되는 순간에 미주알고주알 까놓으라 하면 그렇고, 앞으로 상의해가면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미화, 연예기자에 “소셜테이너가 뭐예요?”
■ 안철수 ‘미국 구상’ 방향은…4월 재보선 돕나, 뛰어드나
■ 사선띠 두르고 망사스타킹 씌우고…주유소 맞아?
■ 건강보험 비용 아끼려 부실치료 영 정부 ‘1천여명 환자 사망’
■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준다더니…거짓말로 우리를 속였다”
■ 김미화, 연예기자에 “소셜테이너가 뭐예요?”
■ 안철수 ‘미국 구상’ 방향은…4월 재보선 돕나, 뛰어드나
■ 사선띠 두르고 망사스타킹 씌우고…주유소 맞아?
■ 건강보험 비용 아끼려 부실치료 영 정부 ‘1천여명 환자 사망’
■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준다더니…거짓말로 우리를 속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