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벤처 성공신화…미 장교로 핵잠수함 등 7년간 복무
중2때 이민…고학끝 명문대 진학
멀티미디어 전송장치 개발 ‘대박’
2005년 벨연구소 사장에 취임
페리·보즈워스와 개성공단 방문도
IT 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듯
중2때 이민…고학끝 명문대 진학
멀티미디어 전송장치 개발 ‘대박’
2005년 벨연구소 사장에 취임
페리·보즈워스와 개성공단 방문도
IT 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듯
박근혜 정부에서 새로 생겨날 미래창조과학부의 장관으로 내정된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 겸임)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정보통신 전문가로 꼽힌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후보자는 중학교 2학년이던 1975년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개인적인 이유로 집을 나와 밤 11시~아침 7시 밤샘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잔디깎기와 신문배달, 식당 종업원 일을 하며 돈을 모으는 등 고학 생활 끝에 1979년 존스홉킨스대 장학생으로 입학해 석사 학위(기술경영)까지 받았다. 디지투스란 컴퓨터 관련 벤처회사를 차렸지만 실패했고 미 해군 장교로 임관해 핵잠수함 등에서 7년간 근무했다. 1991년에는 메릴랜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딸 이름을 딴 통신장비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을 창업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멀티미디어 전송장치 에이티엠(ATM)을 개발하면서 회사는 눈부시게 성장했고, 1998년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현 알카텔-루슨트)가 10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김 후보자의 지분은 51%여서, 매각 대금 가운데 그의 몫은 절반이 넘었다. 김 후보자는 <포브스> 선정 ‘미국의 400대 부호’로 선정되기도 했고, 그의 성공신화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1999~2000년 벤처 열풍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회사 매각 뒤에도 그는 루슨트 네트워크사업부문 사장으로 일하다가 2001년에 메릴랜드 공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2005년 4월에는 벨연구소 사장에 취임했다. 2011년부터는 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 자리도 겸하고 있다.
이후 종종 모국을 찾아 강연 등을 했고, 2007년 2월에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대북정책조정관,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과 함께 개성공단 방문길에 올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앞서 2004년 5월 미 스탠퍼드대학에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윌리엄 페리의 이름을 딴 한국학 석좌교수 신설기금 200만달러를 기부해 뉴스를 탔다. 이런 그의 발탁을 두고, 벨연구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윤종록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전 케이티 부사장)과의 인연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의 장관 내정을 두고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정보통신 분야 한 고위 관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이어서 놀랐다. 항간에 이름이 돌던 윤종용-황창규-진대제 등 ‘삼성 3인방’에 비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보였다.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김 후보자의 발탁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주력 부처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박근혜 당선인은 과학기술을 중심에 놓고 여기에 과거 정보통신부 기능 등을 더하는 식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밑그림을 그렸는데, 구도가 달라진 셈이다. 그의 내정을 두고 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는 환영 분위기가, 과학기술계에서는 곤혹스러워하는 반응이 대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 장교까지 거친 ‘미국인 장관’에 대한 국민감정이 어떨지가 1차 관문이다. 또 미국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인의 리더십이, 관료 장악력 등을 갖춰야 할 장관직에 얼마나 맞아떨어질지도 의문부호로 남아 있다.
김 후보자는 17일 오후 늦게 성명을 내어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구현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박근혜 당선인에게 미력하지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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