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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달내내 ‘나홀로 리더십’ 고수…지지율 44% ‘경고등’

등록 2013-03-24 20:20수정 2013-03-25 09:06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한달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박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발행을 알리는 서울 광화문우체국의 광고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한달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박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발행을 알리는 서울 광화문우체국의 광고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 대통령 취임 한달 커지는 ‘독선 걱정’
장차관급 6명 낙마 ‘망사된 인사’
새누리당 ‘하청기구’ 전락
정부조직법 52일만에 통과
각종 회의에서 ‘깨알 지시’
책임장관제 ‘실종’ 걱정불러
직접 대국민 접촉도
엄포성 ‘담화’ 하나뿐…

44%.

25일로 취임 한달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한국갤럽의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이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이 취임 한달째 받아들었던 성적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일단 ‘옐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봐야 하는 결과다.

정치권 안팎에선 ‘나홀로 리더십’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태도를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독선은 인사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박근혜계 인사들은 “박 대통령은 조자룡만 곁에 둔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삼국지>를 탐독했다는 박 대통령은, 등장인물 가운데 조자룡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조자룡은 유비가 조조에게 쫓기며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그의 아들을 지켰고, 자기 사람을 만들지 않는 등 유비에게 사심 없이 헌신했다. 딱히 높은 지위나 권세를 탐하지도 않았다. 즉, ‘주군’에게 군말 없이 헌신하느냐 마느냐가 박근혜식 인선의 첫째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인사 참사’로 나타났다. 차관급 이상 고위직 후보자·내정자가 연거푸 6명이나 물러났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하지만 인사를 어떤 ‘시스템’으로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 대통령이 수첩에 적어둔 인물평을 근거로 인선한 뒤, 발표가 임박해 당사자에게 통보한다고 알려졌을 뿐이다. 새누리당에서조차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22일 ‘비리 백화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포기하고, 김관진 장관 유임을 발표할 땐 김행 대변인을 통해 “청문회로 시간을 지체하기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며, 되레 청문회와 야당을 탓하기까지 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를 무시하고 혐오하면서 일방주의적인 국정운영 태도도 보였다.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지난 4일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직접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대화와 타협에 눈감은 채 ‘원안 고수’를 ‘지시’하는 박 대통령 때문에, 여야 협상은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두 차례나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하청 기구’로 전락한 채 정치적 존재감을 잃었고, 야당은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거듭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52일 만인 지난 22일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지만, 상처투성이 결과였다.

대선 공약이었던 책임장관제는 상당 부분 유명무실해졌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장차관 워크숍 등에서 참석자들의 말을 경청하기보단 그들이 해야 할 일을 깨알같이 지시했다.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기초연금 도입 등 대표적인 대선 공약이었다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며 후퇴한 복지 정책 등을 놓고 “(그런) 지적이 나오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며 홍보를 탓했다. 사안의 비중과 상관없이 “엄단해야 한다”며 너무 세세하게 지시하는 그의 리더십에 각 부처 장관과 공직자의 자율성은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도 인색했다. 취임식 이후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선 것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종주먹을 쥐었던 ‘대국민 담화’, 한 차례뿐이었다.

친박계 안에선 박 대통령이 단기간에 국민 지지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정운영 스타일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친박계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져도 눈도 깜짝 안 한다. 박 대통령은 그런 부분에 문제의식이 별로 없다. 낙마한 김병관 국방장관도 끝까지 임명하려 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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