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말 틈탄 청와대 ‘대변인 대독사과’ 맹비난
“박 대통령 직접 사과하고 허태열 비서실장 문책해야”
“박 대통령 직접 사과하고 허태열 비서실장 문책해야”
청와대가 30일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김행 대변인이 대독하는 형식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도 아닌데다, 비서실장의 사과를 그것도 대변인이 대독한 것을 두고 민주통합당은 “진심 없는 사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비서실장의 대국민 사과의 대변인 대독 발표는 국민을 졸로 보는 나쁜 사과”라고 꼬집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김행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이 대독한 허 실장의 사과문은 단 두 문장짜리로, 읽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7초였다.
이에 대해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가 인사 실패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비서실장의 직접 대국민 사과도 아니고 대변인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대독한 것은 또 다른 오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주말을 이용해 사과한 것도 그렇지만, 인사 실패에 대해 누구 한 사람 책임지지 않고 사과문 대독으로 넘어가려는 청와대의 행태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사과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허 비서실장 등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인사 참사에 대한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국민 사과의 대변인 대독 발표는 국민을 졸로 보는 나쁜 사과이다.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인사라인의 문책 해임이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41%의 박 대통령 지지도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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