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경수로 등 관련 발언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대화록 발췌본을 보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경수로와 6자회담, 북한핵, 반미감정 등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이해를 구하려는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번처럼 정상회담 대화록이 너무 이르게 공개되는 경우엔 문제가 될 대목들도 있다.
대화록 39쪽을 보면, 노 대통령은 중단된 경수로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과 이견이 있더라도 남북이 미국과 대화를 계속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경수로 꼭 지어야 합니다. 지난 5년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회담장을 박차고 떠나버리면 북측도,… 우리 남측으로 봐서도 좋지 않습니다”(46쪽)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6자회담과 관련해 국내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강경한 주문이 있지만, 자신이 6자회담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문제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와라, 주문이 많죠. 근데 그것은 되도록이면 가서 판 깨고 (오라는 것인데 그것은) 판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습니까”(42쪽)라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우리 남측 국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해봤는데, 제일 미운 나라가 어디냐고 했을 때 그중에 미국이 상당 숫자가 나옵니다”(63쪽)라고 말함으로써 한국인들도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것은 북한이 미국에 느끼는 감정을 이해한다는 뜻의 발언으로 보이지만, 미국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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