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밤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 김 대표는 “담판회담을 통해 대통령이 헌정질서 파괴 복원을 약속할 때까지 원외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서울광장에 천막 친 김한길 민주당 대표
“여당의 의회·국민 조롱 더 두고볼 수 없어”
“여당의 의회·국민 조롱 더 두고볼 수 없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과 무단공개 등 국기문란 사태와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담판 회담’을 하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그는 이 회담이 성사돼 박 대통령이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의 관련자 엄단과 진상 규명, 국정원 개혁을 약속할 때까지, 국정원 국정조사의 정상화 여부와 상관없이 원외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시작한 1일 밤 <한겨레>와의 2시간여에 걸친 단독 인터뷰에서 “국기문란에 대한 심각성과,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가 이번 사태에 연루된 데 대한 죄의식이 새누리당에 전혀 없고, 오히려 낄낄거리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름휴가 운운한 것을 듣고, 국민·야당·민주주의가 우롱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치의 장에서 이걸 푸는 데 한계를 실감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만이 지금의 상황을 푸는 열쇠를 갖고 있다. 대통령과의 담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여야 대표 회담 대신, 민주당이 천막을 걷는 조건으로 대통령과의 ‘일대일 담판’을 제안했다. 그는 “담판이기 때문에 (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과 전제조건이 필요 없으며 (만남은) 빠를수록 좋다”며, 설령 여야 합의로 국정원 국정조사가 정상화되더라도 “천막을 걷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에 자체 개혁을 주문한 것을 두고 “국정원에 오히려 훈장을 달아준 기가 막힌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국기문란 진실 규명에 대한 확고한 의지, 대통령과의 친소관계와 상관없이 관련자를 엄단하고, 국정원을 제대로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대통령이 밝히면 이 상황을 매듭지을 수 있다. 대통령이 헌정질서 파괴사건에 계속 침묵하면 국민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친노 강경파’에게 지도부가 휘둘려 거리로 나섰다는 여당과 보수언론의 시선에 대해 “나를 밀어낸 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다. 이 상황을 우리(민주당)가 못 이겨내면 나라가 불행해진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국정조사 파행 등 일련의 정국에서 민주당이 여당에 끌려다니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에는 “발버둥을 쳤지만 여당이 예상보다 더 철벽이었다. 내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무리한 대화록 공개 추진으로 국정조사 이슈가 묻혀 버렸다는 지적을 두고서는 “대화록을 깠는데 없었으니, 결과적으로 승착이라고 할 수 없다”며 전략적 패착을 시인했다.
한편 여야는 2일에도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한 물밑 협의를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3일 오후 5시30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연다.
송호진 최성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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