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녹취록’ 파문
철저 수사·진상규명 촉구 속
여, 총선 야권연대 책임론 주장
민주 “지나친 억지·정치공세”
철저 수사·진상규명 촉구 속
여, 총선 야권연대 책임론 주장
민주 “지나친 억지·정치공세”
‘이석기 녹취록’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여야는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대체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일부에서 통합진보당의 국회 진출이 민주당의 ‘야권연대’ 탓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민주당이 발끈하는 등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이없고 황당하다.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번 기회에 종북주의자들을 확실하게 발본색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내용은) 우리 사회 기준으로 볼 때는 용납하기 힘든, 대한민국 전복 기도를 준비했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말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도 “사안이 중하고 또 국가적 적대행위를 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므로 사법적 처리를 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도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라며 정확한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사실일 경우 (파장이) 상당한 내용”이라면서도, “당사자들이 녹취록 내용을 부인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진보당이 날조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녹취록 내용이 구체적이라 완전히 날조라고 볼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 국회 정보위 소속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이 이번 건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고 해서 다음주 초 방문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당선시켰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태경 의원은 “아무 원칙 없는 반국가세력과도 권력을 잡기 위해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하에서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을) 키워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시엔 통합진보당 내 일부 인사들의 종북 성향이 드러난 것도 아니고,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회합도 총선이 1년 이상 지난 올 5월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전후관계를 뒤집어서 민주당의 책임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억지이자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홍천/송채경화 기자, 송호진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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