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석기 사건 제보자’, 국정원이 보호하고 있는 듯

체포동의안에 ‘신변 위협 우려’ 나와
국정원, 재판에서 증인으로 활용할 듯

국가정보원이 RO(아르오·일명 산악회)의 내부 제보자로 ‘중요 참고인’이라고 적시한 이아무개(46)씨는 현재 국정원이 신병을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보면, 국정원은 “피의자(이 의원)는 중요 참고인에 대해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 본 사건은 중요 참고인의 제보에 의해 수사 단서가 포착된 것으로, 참고인의 신변안전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또 “아르오 조직원들은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무장폭동, 인명살상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조직보위를 위해 제보자 색출·살해 등의 위해를 가할 우려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정원은 “본 사건의 실체진실 규명에서 제보자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따로 언급해, 향후 재판에서 그를 적극 활용할 뜻도 내비쳤다. 국정원의 주장대로라면 이씨는 녹취록뿐 아니라 동영상까지 찍어 국정원에 제공한데다 법정증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격리해 보호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하경준 국정원 대변인은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확인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국정원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앞서 한달전부터 주변을 정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는 지난달초 자신이 운영하던 당구장 처분 광고를 내고, 29일엔 직장을 사직했다. 그의 부인 김아무개씨는 약 2주전 쯤 이웃에 ‘자녀 교육문제로 이민간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채경화 김효실 기자 [e-mail]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실체와 파장은? [한겨레캐스트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