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4일 서울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회의에 앞서 김무성 사무총장과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여야 원내대표 둘다 ‘온건파’
전북 출신·학생운동 닮은꼴
정세균 신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은 각각 당내 역학구도상 ‘온건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싸고 빚어진 당내 강경론과 온건론의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인 ‘화합형’ 인물로 꼽혀, 일찌감치 합의 추대가 예정돼왔다. 강경파를 대표한 장영달 의원과 온건파의 안영근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포기한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김 원내대표 역시 영남출신 의원이 중심인 당내 강경보수파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으면서도 국회 운영의 저울추 구실을 해왔다. 두 사람도 이런 기대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정세균 대표는 중도 실용주의자”라며 “합리적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시는 분이니, 앞으로 여야 관계가 대립과 충돌 보다는 합의 정신을 존중할 것”이라는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법안 처리의) 방법론이나 여러 사안에 대해서는 김덕룡 원내대표와 긴밀한 협의를 갖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또 같은 전북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해온 경력도 공유하고 있다. 전북 익산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지난 1964년 서울대 학생회장 시절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벌였으며,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73년 고려대 총학생회장 당시 유신반대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처한 입장이 다른 만큼, 충돌과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직을 맡게 되면 당의 흐름이라는 환경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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