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항마’ 정국반전 필요
친노·박지원 등 “꼭 모셔와야”
손학규쪽 “절실히 요청땐 검토”
친노·박지원 등 “꼭 모셔와야”
손학규쪽 “절실히 요청땐 검토”
경기 화성갑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격인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70)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66)가 겨루게 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되면 10·30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의 정치적 분수령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4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하게 될 것이다. 김한길 대표에게 결정을 사실상 맡긴 상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주 초 최고위원회에서 공천을 공식 의결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실제로 민주당 안에서는 대체로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하다. 박근혜 정권의 압박으로 민주당이 몰락의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정국반전의 계기가 절실하다는 것이 이유다. 역설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손학규 전 대표를 불러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의원과 가까운 의원은 “이대로 가면 내년 6·4 지방선거 전까지 계속 밀릴 수 있다. 서청원 전 대표를 이길 수만 있다면 누구든 끌어내야 한다. 의원들을 모아 손학규 전 대표 집에 찾아갈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민주통합당 통합 과정의 갈등 때문에 손학규 전 대표와 구원으로 치면 나만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의 승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손학규 전 대표를 어떻게든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말을 아끼며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한 측근은 “당이 진정성을 갖고 절실하게 요청해 오면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서 승산이나 실리보다는 명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46)은 “손학규 대표가 아니라도 내가 서청원을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달리 원칙을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손학규 전 대표를 전략공천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3년간 당 생활을 했다. 선당후사가 기본 정신이다”라고 말해 받아들일 것임을 밝혔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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