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정당해산’ 청구
5일 박근혜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해 민주당은 유감 표명을 하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제도권에서 같이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러한 헌정 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김한길 대표와 대변인단의 긴밀한 의견 조율을 거쳐서 나온 것이다. 정부의 처사가 지나치다고 판단하면서도 정치적으로 통합진보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민주당의 처지다.
‘유감’이란 표현이 통합진보당과 정부 중에 어디를 향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관영 대변인은 “중의적인 뜻이지만 정부를 겨냥한 측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당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도 민주주의의 성숙도, 국민들의 눈높이, 선거제도의 올바른 작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뤄져야 한다. 국무회의 상정이나 처리 과정이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치게 조급히 처리된 점 또한 되짚어볼 대목”이라면서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책임있는 역사의식에 기초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밝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의존하는 태도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두 손을 들어 환영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원칙에 따라 청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려 더이상의 혼란을 막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를 지켜주기를 당부한다”고 논평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은 강령에서 주한미군 철수, 한-미 동맹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는 단체다.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이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기소된 단체다.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청구야말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공세를 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