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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성공 추진 불공드렸다고…4대강 사업 ‘황당한 훈포장’

등록 2013-12-08 19:55수정 2013-12-08 20:01

홍보 카페 운영했다고…반대 집회 차단했다고…
1157명에 무더기 수여 ‘월드컵’ 이어 역대 2번째 규모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난 4대강 사업으로 훈·포장을 받은 이들의 노골적인 4대강 사업 편들기 이력이 드러났다. 서훈 박탈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겨레>가 이미경 의원실(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4대강 훈포장 주요 공적사항’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 홍보’, ‘4대강 사업 홍보기사 작성’, ‘4대강 반대집회 무마’ 등 황당한 공적사항이 서훈 사유로 명시돼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종교계 인사에 대한 훈·포장이었다. 대한불교 진각종의 최아무개 스님은 “4대강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서해대서원 및 49일 불사를 개최”한 사실이 공적으로 인정돼, 국민훈장동백장을 받았다. 또 대한불교 천태종의 유아무개 스님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불교계 협조를 적극 이끌어 낸” 공로로, 김아무개 스님은 “4대강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적극 강연한” 공로로 각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기독교에서는 에이디(AD)농어촌방송선교회 차아무개씨가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는데, 그의 공적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기독교계 우호여론 형성에 노력하고 농어촌목회자에게 4대강 사업 취지와 당위성 등을 널리 전파한 것”이었다.

훈·포장 공적사항을 보면,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반대 여론에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했던 각종 시민단체와 언론도 그 공적을 인정받아 무더기 훈·포장을 받았다. ‘강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김아무개씨는 “낙동강유역개발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범국민적 관심 확대를 했다”며 국민포장을 받았다. 낙동강살리기운동본부, 낙동강물길살리기시민연대, 환경과사람들 등 각종 시민단체 역시 ‘4대강 살리기 홍보’, ‘인터넷 카페 운영’, ‘관련 집회 참석’ 등 공적을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 등 서훈 대상이 됐다. 또 뉴타임즈코리아라는 인터넷신문도 산업포장을 받았는데,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에 현장과 자료를 확인한 반박 기사로 그릇된 여론 차단에 기여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았다. 홍보성 기사의 대가로 훈·포장을 서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 홍보에 열올린 만큼, 반대 여론 차단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적인 예가 경찰과 법조인에 대한 훈·포장이었다. 경찰청과 각 지방청 소속 경찰 20여명은 “4대강 사업 반대집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반대 여론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 공로로 훈·포장을 받았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소송전을 잘 막아낸 법조인들도 훈·포장 대상이었다. 법무법인 율촌과 한 법률사무소,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들은 “법리 검토를 통해 사업의 정당성을 입증함으로써 시민단체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불식시켰으며, 각종 소송에서 승소했다”며 대통령표창 등 훈·포장 대상이 됐다.

훈·포장을 받은 1157명 가운데 대부분은 4대강 사업을 직접 수행한 수자원공사와 각 건설업체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자금 조성과 입찰비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건설·삼성중공업을 비롯해 대기업 건설사 직원들이 모두 훈·포장을 받았다. 4대강 사업의 설계와 감리를 받아 4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대표가 구속 기소된 도화엔지니어링과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전 사장(구속기소)에게 6000만원의 뇌물을 준 유신코퍼레이션의 임직원들도 마찬가지로 훈·포장을 받았다.

이미경 의원은 “훈포장 내역을 보면 국가기관과 관련 단체를 전방위적으로 이용해 4대강 찬성 여론을 조작하려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며 “4대강 사업은 감사원 감사 등으로 이미 대국민 사기극임이었음이 입증됐고, 입찰 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 부정부패 추문도 끊이지 않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서훈 취소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훈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였다. 안전행정부의 ‘정부포상업무지침’은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서훈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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