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1급 공직자 10명 일괄 사표
청 “다른 곳까지 여파” 인사 확대에 무게
개각은 손사래…청비서관 큰폭 교체 전망
청 “다른 곳까지 여파” 인사 확대에 무게
개각은 손사래…청비서관 큰폭 교체 전망
국무총리실 소속 1급(차관보) 공무원 전원이 지난 연말 한꺼번에 사직서를 냈다. 출범 2년차를 맞은 정부가 총리실 인사를 신호탄으로 각 부처 소속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리실은 1일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 소속 1급 고위공직자 10명이 최근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직서 제출자는 심오택 국정운영실장, 권태성 정부업무평가실장, 강은봉 규제조정실장, 류충렬 경제조정실장, 조경규 사회조정실장, 김효명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장, 김희락 정무실장, 이태용 민정실장, 신중돈 공보실장, 박종성 조세심판원장 등이다. 정부는 이들이 낸 사직서 수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업무 평가와 실적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사직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내부적으로는 철도파업 및 민영화 논리에 미숙하게 대처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파업 관련 업무와 무관한 고위공직자들까지 전원 포함됐다는 점에서 공직사회를 다잡기 위한 인적쇄신 차원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총리실의 경우 1급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총리실 소속 장관급 자리인 국무조정실장과 차관급인 국무조정실 1, 2차장과 국무총리비서실장 등 4명의 거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장·차관은 정무직이어서 따로 사직서를 받을 필요가 없이 청와대가 결정하면 (교체가) 가능하다.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수 있도록 인사의 ‘물꼬’를 터주는 측면에서 전원에게 재신임을 묻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번 총리실의 고위공직자 물갈이 인사가 향후 다른 부처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총리실 인사와 관련해 “(모든 부처에) 다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이런 문제는 한 곳에서 거센 바람이 몰아치면 다른 곳까지 여파가 미치는 게 아니냐”며 인사 규모 확대에 무게를 뒀다.
이와 함께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1급 자리인 비서관급 인사가 비교적 큰 폭으로 진행 중이다. 대변인 2자리를 포함해 안보전략, 법무, 여성가족 비서관이 공석이다. 청와대 비서관급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고위공직자들이어서, 각 부처의 물갈이 정도에 따라 비서관 교체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년 청와대에서 일하며 박 대통령을 경험했던 비서관급 공직자들이 각 부처로 돌아가 요직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관심을 쏠리고 있는 개각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면서 이번 인사가 개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청와대가 국정운영에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쇄신 카드로 ‘개각’이 아닌 ‘고위공직자 물갈이’를 택한 셈이다. 개각에 따르는 인물난 및 인사청문회 부담을 더는 대신, 고위공직자 교체를 통해 부처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석진환 최현준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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