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민주·정의당 ‘정면 돌파’ 시도 행보
심상정 1사단 격려 방문 눈길
“안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
민주, 북한인권법 수용도 저울질
김한길 새해 기자회견서 밝힐 가능성
심상정 1사단 격려 방문 눈길
“안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
민주, 북한인권법 수용도 저울질
김한길 새해 기자회견서 밝힐 가능성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보·종북 프레임을 정면돌파하려는 야당의 고민과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정진후·서기호 의원은 8일 경기 파주의 1사단 도라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다소 이례적인 정의당 의원들의 행보는 ‘안보 프레임’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현실을 돌파하려는 야당의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의원들의 군부대 방문을 두고 “안보 문제, 나아가 한반도 평화 문제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정의당도 여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의원이 지난해 12월18일 경기 파주의 한 부대를 격려방문한 바 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김진표 의원은 같은 달 31일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긴 하지만,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안보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엔엘엘(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사태’의 불똥까지 얻어맞았던 민주당은 좀더 적극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여권이 종북 프레임으로 안보 장사를 하면서 민주당에 ‘무능한 좌파’의 이미지를 덮어씌우고 있다. 이 프레임을 벗어나 ‘유능한 수권정당’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가 올해 지도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핵심 인사는 “여당이 엔엘엘 문제로 안보 프레임을 걸면서 민주당도 종북 세력으로 만들어버렸다. 노무현 정부는 서해교전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했는데, 우리 당도 이런 부분을 부각시키면서 안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세력이라는 점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안보 프레임에 당당히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략·대책을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에 보고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북한인권법 수용 여부도 저울질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진보가, 북한 인권 문제를 얘기하지 못한다면 진보가 아니다. 새누리당의 원안을 그대로 받아줄 수는 없지만,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건 전향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5월 개정한 당 강령에 “북한 주민의 민생·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는 대목을 명시한 바 있다. 북한인권 문제를 두고 새누리당과 논의해볼 여지는 마련돼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13일 열기로 한 새해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조혜정 송호진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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