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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지방선거 열전’…야권 연대 부활이냐, 새누리 어부지리냐

등록 2014-01-29 18:40수정 2014-01-29 21:48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성한용 기자의 설 이후 정국기상도
지난해와 달리 2014년은 ‘정치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0년 이상 이어질 정치 지형과 선거 구도가 2014년에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의 주역이나 유권자들이나 올 한해 고비마다 이정표를 잘 살펴야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설 연휴 이후 가을까지 정국을 짚어 본다. 정당 내부사정을 잘 아는 정치인들, 현실정치 흐름에 밝은 학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 정치 일정 6·4 지방선거에 출마할 시·도지사와 교육감 후보들은 2월4일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시·도의원과 구·시의원, 구청장과 시장에 나설 사람들은 2월21일부터, 군의원과 군수 희망자들은 3월23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활동 기한이 2월28일로 연장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대략 2월20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지방선거 선출직에 나서는 공직자들은 선거일 90일 전인 3월6일까지는 사표를 내야 한다. 2월 중순부터 관가가 술렁일 수밖에 없다.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신당’(가칭) 창당발기인대회를 2월17일에 하기로 했다. 이래저래 2월 중순이면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4월에는 각 정당이 지방선거 공천자를 확정하느라 부산할 것이다. 대략 4월 말~5월 초에는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확정되고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온다.

5월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19대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그리고 원내대표를 각각 선출하게 된다. 새누리당은 이즈음에 6·4 지방선거 대책위원회를 꾸려 당 지도부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5월 중순에 끝난다.

6·4 지방선거 ‘안철수 신당’ 변수
민주당, 수도권 무너지면 ‘재앙’
새누리는 신당 선전에 기대감


5월15일과 16일은 6·4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이다. 선거운동은 5월22일부터 시작된다. 5월30일 금요일과 5월31일 토요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되는 투표소를 아무 데나 찾아가 통합선거인명부로 투표권을 확인하고 투표를 미리 할 수 있다.

지방선거 결과는 6월4일 밤 10시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이 순간부터 곧바로 정국의 흐름이 뒤바뀐다. 전국 단위 선거는 언제나 지는 쪽이 치명상을 입는다.

지방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정치 일정이 7월30일 치러지는 상반기 재보선이다. 6월30일까지 결원이 생기는 국회의원을 뽑는다. 법원에 의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거나 6·4 지방선거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하는 경우를 합치면 10개 안팎의 선거구에서 재보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니 총선’인 셈이다.

8월에는 새누리당의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민주당은 다소 복잡하다. 김한길 대표의 임기는 2015년 5월까지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나 7·30 재보선 결과에 따라 지도부가 사퇴하면 민주당도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안철수 신당 지방선거 시험대
7·30재보선 선전땐 ‘3당’ 유력
야권 분열땐 책임론 불거질 듯


■ 안철수 신당과 지방선거 6·4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는 ‘안철수 신당’이다. 새누리당 사람들은 사석에서 “안철수만 믿는다”는 말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한 핵심 당직자는 “현직 이점을 안고 있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민주당 단체장들을 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는 우리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내주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의원은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공언했다.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새정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렇게 답변했다.

“광역의원은 기초선거가 아니므로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관계없이 사람만 있다면 공천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하다가 공천을 하려면 논리적으로 좀 궁색하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출마 희망자들이다. 안철수 의원도 이들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등 모든 선거에 안철수 신당 후보들이 출마하고,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수도권과 중부권을 싹쓸이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야권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치 원로들이 선거연대를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민주당의 앞날 6·4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면 총선, 대선에 이은 3연패가 된다. 선거 패배도 문제지만 야권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으로 분열되는 재앙적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6·4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보다 우위에 서지 못할 것이다. 6·4 지방선거가 아니라 7·30 재보선이 더 중요한 야권 분열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에서 2~3명을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면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원내 제3정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면 민주당 의원들도 동요하기 시작할 수 있다.”

민주당의 문제는 뻔히 내다보이는 ‘야권의 대분열’을 막을 의지도, 수단도 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안철수 신당과의 ‘혁신 경쟁’을 외치고 있지만 내용을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안팎의 정치적 자원을 총동원해도 부족할 판인데 당직 인사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대북정책을 비롯해 주요 정책노선은 비틀거리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 안에서 위기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박 대통령 지지율 순항 예고속
서청원-김무성 차기당권 혈투
8월전대 내분격화 위기 올수도


■ 박 대통령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안정감이 강점이다.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도 가라앉힌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을 35%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등이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구성하고 있었다. 지금도 향수와 기대감은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 고연령층 유권자들이 크게 늘어나 선거 지형이 바뀌었고, 미디어 환경도 여당에 훨씬 더 유리하다. 더구나 야권은 분열되어 있다. 지방선거는 여당이 유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총선, 대선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일본 자민당처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장기집권이 가능한 토대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 새누리당 차기 싸움 8월로 예상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흥미로운 정치 뉴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행정부, 국회, 지방정부를 완전히 장악한 집권세력 내부에서 차기 권력을 둘러싼 싸움이 시작되는 탓이다. 김무성-서청원 의원의 맞대결은 혈투가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당내 친박세력은 확실히 서청원 의원을 선호한다. 서청원 의원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김무성 의원이 쉽게 물러설 정치인도 아니다. 예측이 어렵다. 당 관계자는 흥미로운 설명을 내놓았다.

“최근 김황식 전 총리가 서울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친이명박 인사들이 급속히 결집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친박 비주류, 친이명박 계열 등과 두루 통하는 사람이다. 위기감을 느낀 친박들이 서청원 의원을 대표로 밀면서 뭉치려는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에서 세종시 백지화 논쟁 때 당이 둘로 갈라졌듯이 8월 전당대회에서 양쪽으로 갈라져 대격돌이 벌어질 수 있다.”

경제에는 ‘바닥을 치다’라는 용어가 있다. 정치에는 ‘천장을 치다’라는 비유가 있다. 최고의 순간이 바로 위기의 시작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그럴 수도 있겠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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