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여수 기름유출사고 관련 질의에 답변하던 중 고개를 숙인 채 기침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 “해임 건의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질의에
“유사 사례로 대통령 경고 있었는데 그런 언행 있어 유감” 밝혀
윤 장관 전날 “GS가 1차 피해자, 어민은 2차 피해자” 또 실언
“유사 사례로 대통령 경고 있었는데 그런 언행 있어 유감” 밝혀
윤 장관 전날 “GS가 1차 피해자, 어민은 2차 피해자” 또 실언
정홍원 국무총리가 6일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해임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며,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에게 윤 장관의 해임을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밝히고,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유사 사례로 경고를 했음에도 그런 언행이 있었다는 데 대해 저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의 이런 발언은 국무총리가 갖고 있는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건의안’ 행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지만, 총리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해임 건의를 언급한 것 자체로 윤 장관이 더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 총리가 이미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끝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해임 건의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장관은 이날 주재하기로 예정된 간부회의를 취소한 채 청사에 나오지 않았다.
정 총리와 청와대로서는 여권 내부에서조차 윤 장관 경질요구가 나오고 있는 데다, 여론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하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하는 공직자가 없어야 하며, 재발할 시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공언한 것도 박 대통령의 선택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장관은 지난 1일 여수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방문해 “처음엔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 받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박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 때 “안일한 태도”라며 윤 장관을 질책한 바 있다. 윤 장관은 5일 당정협의 때도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지에스(GS)칼텍스가 1차 피해자이고 어민이 2차 피해자”라고 말해 여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았다.
석진환 송호진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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