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중심으로 야권연대되면 좋을듯”
민주, 새누리 경선효과 우려
민주, 새누리 경선효과 우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밝힌 26일,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가 시장으로서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말은 바른 말”이라며 재선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야권에선 현대중공업 대주주로 1조9천여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정 의원의 출마로 박 시장의 서민성이 부각될 것이라면서도, 새누리당 당내 경선이 가져올 역동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나와 “최근 노회찬 전 의원이 ‘박 시장이 보궐선거로 시장이 돼 정상적인 4년 (재임)기간도 아니고 2년 남짓만 했으니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고맙고 바른 말씀”이라고 했다. 그는 “나를 중심으로 연대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내 마음대로 되겠는가? 시민들의 소망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을 포함한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정 의원이 최근 자신을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시민들에게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 쪽은 정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가 돼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이다. 소탈한 이미지의 박 시장과 재벌가 정 의원은 이미지가 뚜렷이 대비돼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정 의원은 (서울시장이 되면) 현대중공업 보유주식(약 771만주)에 대한 백지신탁 문제를 어떻게 할 건지, 본인의 기득권을 어떻게 포기할지를 국민 앞에 소상히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정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에 이어 김황식 전 총리까지 뛰어드는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 효과’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재천 당 전략홍보본부장은 “민주당은 능력이 좋은 현역 단체장들이 있어 이들과 내부에서 경쟁하려는 사람이 없지만, 새누리당은 당 예선을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박 시장이 토목사업을 지향하지 않고 시민들과 적극 소통하는 시장이라는 것을 설득력있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정무 분야 고위 인사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오랫동안 출마를 고민해온 점을 언급하며 “시민을 위해 출마한다는 분들이 질질 끌면서 간을 보는 것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했다.
송호진 안창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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