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 황우여 대표(오른쪽)의 머리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최경환 원내대표.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김황식도 출마쪽 기울어
정-김-이혜훈 ‘3자대결’ 예상
대선주자 꼽히는 정-김
경선 지는 쪽은 정치 상처 클듯
정-김-이혜훈 ‘3자대결’ 예상
대선주자 꼽히는 정-김
경선 지는 쪽은 정치 상처 클듯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선거 전략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참여하는 이른바 ‘빅매치’ 경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7선인 정 의원은 26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출마)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며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전 총리 역시 경선 참여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쪽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 같다”며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미국 스탠퍼드대 특강을 마치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최근 미국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서울시장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지난 24일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이혜훈 최고위원 간 3파전이 예상된다. 이 최고위원은 27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시정 현안 등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은 여권에서 차기 대권을 겨냥하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대결이다. 이기는 쪽은 ‘차기’ 입지를 굳히는 반면 지는 쪽은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의원은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기에 당으로서는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당사자나 당으로서는 굉장히 위험한 게임”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위험한 게임’에 뛰어드는 것은 각자 자신이 승리한다는 계산에서다. 정 의원 쪽은 오래전부터 다져온 당내 조직과 인맥을 가동하면 정치적 기반이 허약한 김 전 총리를 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정 의원은 여론전에서 앞서기 위해 다음달 2일 경선 출마 선언과 함께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뿐 아니라 2017년 대선 불출마 의사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시장의 대항마로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한 포석이다. 비주류의 한 전직 고위 인사는 “요즈음은 대의원들이 의원들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대중성이 높은 정 의원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여권 주류인 친박근혜계의 지원이 최대 자산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그는 출신상 친이명박계와 가깝지만, 그의 출마를 미는 쪽은 친박계다. 실제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연일 당협위원장들과 접촉하는가 하면, 주류의 한 전직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바닥 조직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주요 관계자는 “오락가락하던 김 전 총리가 나오는 쪽으로 마음먹은 것은 친박 주류로부터 확실한 언질을 받았다는 의미다. 김 전 총리가 지면 곧바로 레임덕이 올 텐데 주류가 그런 상황을 보고만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빅매치가 불러올 여권 분열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앞으로 ‘박심’ 논란과 함께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누가 이기든 후유증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철 김남일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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