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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3·1절 한밤 ‘전광석화’ 타결…윤여준도 몰랐다

등록 2014-03-02 20:07수정 2014-03-04 15:22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통합합의 막전막후

2월28일, 민주 최고위 ‘무공천’ 수용
김, 그날밤 안 의원에 창당·통합 제의
두 차례 비밀회동 끝에 극적 합의
2일 새벽 각각 보고·추인 뒤 발표
철통보안탓 양쪽 관계자들도 “뜻밖”
“워낙 전광석화라….” “외부에 알려지는 순간 성사가 될 수 없는 사안이어서 철통보안을 지킨 것 같다.”

2일 오전 10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이 ‘창당·통합 선언’을 발표하자 양쪽 관계자들 대부분은 당황스러워하거나 “뜻밖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월28일 공동 창당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사흘 만에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워낙 비밀스럽게 일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윤여준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단 의장조차 “기자들과 같이(같은 시각에) 알았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고,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에 ‘기초연금 관련 일요일 기자간담회’를 사전 공지했다가 이날 아침에야 부랴부랴 취소했다.

그동안 선거연대나 야권통합 논의는 민주당이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안 위원장 쪽에 ‘러브콜’을 보내면, 안 위원장 쪽이 “무원칙한 선거 연대,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는 뜻을 거듭 확인하며 거절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금태섭 새정치연합 창준위 대변인은 “1월24일 이후 민주당 쪽으로부터 선거연대 제안이 왔으나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 등 민주당의 정치개혁·혁신에 대한 답이 없어 거절했다”며 “그 이후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야기가 있었으나 저희 쪽에서 거절했다”고 전했다. 1월24일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기초선거에서 대선공약인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치개혁과 정당혁신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회동 뒤 김 대표는 “지금은 야권연대나 단일화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고, 안 위원장도 “연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러다 통합 논의에 물꼬가 트인 것은 2월28일 오후 3시께 민주당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확정하면서다. 애초 김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기초선거 공천 유지로 가닥을 잡고, 26일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기초 무공천’을 먼저 선언하고, 야권 안에서조차 대선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비판적 의견이 제기되자 김 대표는 ‘전면 재검토’로 방향을 바꿨다.

이어 28일 국회 밖에서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그간 기초공천 폐지에 반대하던 최고위원들까지 무공천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후 상황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대표는 최고위가 ‘무공천’으로 입장을 바꾼 28일 밤 안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창당을 통한 야권 통합을 제의했다고 한다. 이에 안 위원장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큰 결단을 평가하고 싶다”며 화답했고, 다음날인 1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두 사람이 마주앉아 본격적인 통합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김 대표의 전화를 받을 당시만 해도 “과연 될 수 있을지”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하지만 1일 오전 2시간30분 남짓 만난 두 사람은 그날 저녁 8시30분에 다시 만나 4시간 동안 추가 논의를 이어갔고, 2일 0시를 조금 넘어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한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심야 합의 뒤 각각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창준위의 추인을 받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김 대표는 2일 새벽 최고위원회를 소집했고, 오전 9시께 통합안을 보고해 추인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수로 환영하고 의결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안 위원장도 공동위원장단 긴급회의를 열어 통합안을 보고하고 추인 절차를 마쳤다.

창당·통합을 선언하는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도 30분 전에 공개됐고, 김 대표는 기자회견 시간에 임박해서야 “미리 상의드리지 못해 양해 구한다”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두 사람은 10시에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창당과 통합을 공식 발표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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