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41개 업체 고발
7년간 2749건 위·변조 드러나
7년간 2749건 위·변조 드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시승식까지 했던 대표적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의 와이퍼 기어, 공군 주력 전투기 KF-16의 브레이크 디스크 등 주요 국내산 무기 부품의 공인시험성적서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은 17일 보도자료를 내어 “최근 7년 사이 납품된 군수품의 공인시험성적서 28만여건을 검증해 보니, 부품과 원자재를 납품하는 241개 업체가 2749건을 위조·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들을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기품원은 수리온, KF-16뿐만 아니라, 육군 차기 전차인 K-2, K-21 장갑차, K-9 자주포(차량포), K-55A1 자주포 등 기동·화력 장비의 부품에서도 수백 건의 시험성적서 조작을 확인했다. 기품원은 “현재까지 위·변조 품목으로 인해 운용 중인 장비의 가동 중단이나 사용자 불만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해당 장비의 내구도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당 품목을 전량 정상품으로 교체하는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체 2749건 가운데 62%인 1696건의 위·변조 사례가 3개 중소업체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ㄱ업체는 필터류 1185건, ㄴ업체는 고무제품 333건, ㄷ업체는 브래킷류 178건의 시험성적서를 위조·변조했다. 기품원은 이들이 교체가 잦은 소모품을 공급하는 소규모 업체들로 시험 분석에 걸리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곤 기품원장은 “납품 시기를 맞추지 못했거나 품질을 관리할 역량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이 규격 미충족 판정을 모면하기 위해 정부 품질관리 체계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
기품원은 이들 업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정당 업체’ 지정이나 계약 해지 등 불이익을 주고, 이미 소모된 물자에 대해서는 지급액 축소, 부당 이득 환수 등의 조처를 취할 예정이다. 또 시험성적서 실시간 검증 체계를 도입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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