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홍지만 원내대변인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새누리당 친박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 중진인 이재오 의원에 대해 “도대체 어느 당의 중진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어제 이재오 의원께서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기초공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며 “지난 1월부터 벌써 4번째다. 언제까지 에스엔에스 정치만 할 것인가”라며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2012년 대선 직전 대통령께서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피차 공약을 못 지키는 상황에서 ‘회군’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글은 이날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기초선거 공천 폐지 여부에 대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묻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 앞서 올라왔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 의원의 쓴소리가 친이계 결집을 위한 정치공세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여당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킬 책임이 있다”며 “책임 있는 중진이 대통령을 흔드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다시 계파 정치를 하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을 친박의 수장으로 격화시키는 것인가”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어야할 장수가 혼자 주목받기 위해 전열을 흩뜨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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