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막내아들의 페이스북 글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의 막내아들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세월호 참사 관련 글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을 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한다“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4.4.21 / 서울=연합뉴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해야 한다고 생각”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이 21일 막내 아들 정아무개씨(18)가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을 두고 “정서가 미개”하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4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의원은 이어 “제 막내 아들의 철없은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다”며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실종자 가족에 별도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정 의원의 ‘사죄’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한 언론사가 막내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을 보도한 뒤 1시간 30여분 만에 이뤄졌다. 정 의원이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커다란 상처와 분노를 고려해 최대한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들 정 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 뒤인 지난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ㅋㅋㅋ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적었다. 전날인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갔을 때 실종자 가족이 울분을 터뜨리며 거세게 항의한 상황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씨는 1996년생으로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정씨는 이날 페북에서 글을 삭제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막내아들의 페이스북 글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4.21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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