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기재위 보고 연기
2012년 대선 당시의 ‘문제적 트위터 활동’으로 인해 지난 9일 여야가 합의로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정부는 안 사장의 사퇴를 전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국회도 한켠으로 미뤄두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에서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안 사장의 추천 경위에 대한 보고를 들을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이 사안을 미루기로 했다. 기재위의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안 사장 관련 보고를 연기했다. 하지만 다음 하반기에 상임위가 새로 꾸려지면 또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직능위원장을 지내면서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은 많은 종북주의자들을 사면복권시켜…”, “노무현 정권은 종북 하수인”,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 나쁜 사람이 노무현, 문재인과 그 일당들이요” 등의 글을 직접 작성하거나 리트윗했다. 안 사장은 지난해 12월 투자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월 야당이 안 사장의 대선 당시 행동을 문제삼으며 기재위가 파행을 거듭하자, 여당은 안 시장의 사퇴 요구에 합의했다. 나성린·김현미 의원은 지난 9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기재부 장관은) 안 사장 추천 경위에 대해 해명·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안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후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안 사장 사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임명권자인 청와대에선 안 사장이 사퇴를 하면 나쁜 선례가 남는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임명권자(박근혜 대통령)가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내치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지난 9일 “책임지고 (안 사장을) 사퇴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새누리당은 안 사장 사퇴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이유주현 서보미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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