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 페이스북에서 촉구
지난해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고 정치적 공세를 펼친 데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9일 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원내수석부대표로 노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 공세를 주도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입장을 바꿔 ‘(사실) 노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은 없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상현 의원이 던진 이야기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만한 것”이라며 “자신의 달라진 생각을 솔직하게 표명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엔엘엘을 포기했다고 간주하고, 정상회담 비밀문서를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은 물러나야한다”며 남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또 “국정원장에 놀아난 새누리당 지도부도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장은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국익을 해친 장본인이고, 윤상현 의원은 거기에 동조해줬다”며 “만약 지도부 입장이 바뀐 것이라면 신임 지도부에게 (새로운 조치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윤상현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 뒤 (자신의 주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하 의원의 주장은) 의원 개인이 제시한 내용이라 대변인이 논평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당의 입장 변화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수석부대표직을 떠나며 연 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엔엘엘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며 “국가 최고통수권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영토를 포기할 수 있겠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새누리당의 기존 주장을 사실상 뒤집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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