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판세 점검
인천 유정복-송영길 접전
광주 후보 단일화가 변수
광역 17곳 중 수도권 포함 8곳
세월호 참사 이후 상당한 변화
인천 유정복-송영길 접전
광주 후보 단일화가 변수
광역 17곳 중 수도권 포함 8곳
세월호 참사 이후 상당한 변화
혼전세다.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북지사 후보로 송하진 전 전주시장을 확정하면서 6월4일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을 정할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 중 수도권 3곳을 포함한 8곳의 판세가 세월호 참사 이후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참사 이전 백중세를 보이는 곳은 2~3곳 정도였다는 점에서 여당 후보 하락세, 야당 후보 상승세의 흐름도 확인된다.
■ 여야 승부처, 수도권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맞붙는 서울시장 선거는 정 후보가 박 시장에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거의 맞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통해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정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 등 가족들의 잇따른 말실수가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유권자들은 이슈 민감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정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에서 아들 발언에 대해 눈물을 쏟으며 사과를 한 것은 ‘미개 발언’의 직접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참사에 대응하는 정부의 방식과 본질을 왜곡하는 여권·보수 진영의 잇따른 발언으로 유권자들이 분노한 상황에서 정 후보 가족들이 논란 당사자가 됐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 후보의 눈물이 ‘반전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이후 있을 텔레비전 토론회와 보수층 결집 여부가 정 후보가 기대할 수 있는 역전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는 여권의 전반적 하락세 속에서도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를 상대로 ‘아직은’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한때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면서 최근 일부 조사에선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했다. 두 후보가 소속 정당의 이미지와 엇갈리는 측면이 있어 유권자가 최종적으로 어디를 택할지가 관건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경기지사 선거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 후보는 신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에 장점이 있지만, 김 후보는 지명도가 높고 정치적 무게감도 남달라 인물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장 선거는 참사 이후에도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새정치연합 후보인 송영길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갤럽 5월4~5일)도 있었지만, 이후는 송 후보의 지지도가 더 앞서는 결과(미디어리서치 5월10일)가 나오고 있다. 송 시장 쪽은 유 후보가 직전 안전행정부 장관이어서 ‘참사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고 공격하지만, ‘송 시장은 인천시장으로서 왜 해운사 관리를 못했느냐’는 유 후보 쪽의 역공도 거세다.
■ 단일화·무소속 변수 지역 부산과 광주는 단일화가 결과를 가른다. 부산에서는 3자 대결에서 크게 앞서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김영춘 새정치연합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중이다. 오 후보로 단일화해서 서 후보와 양자대결을 펼칠 경우 판세는 예측 불허라는 여론조사가 많다.
윤장현 새정치연합 후보의 전략공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주는 탈당한 이용섭·강운태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가 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평론가는 “공천 논란은 윤장현 후보 개인보다는 공천 절차를 둘러싼 반발이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나서서 설득하면 결국 무소속 후보보다 윤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는 “전략공천 논란 당사자인 윤 후보나 시정 평가 결과가 나빴던 강운태 후보보다 (부정적 이미지가 없는) 이용섭 후보가 우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숨은 경합 지역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대구시장 선거도 주목된다. 새누리당 아성인 대구에서 권 후보의 당선은 떼어놓은 당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의 약점이 있다. 친이명박계 서울 초선 출신이라는 권 후보의 ‘과거’ 때문에 아직 대구지역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새정치연합 후보지만 지역 주류인 경북고 출신인 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하게 앞선 여론조사(조원씨앤아이 5월2일)가 나온 적도 있다.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와 최문순 지사가 맞붙는 강원지사 선거,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와 이시종 지사가 경합하는 충북지사 선거도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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