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보도지침 세대’ 신 의원 “남다른 소회”
박 대통령 “방송 장악 의도 없다”던
대국민담화 거론하며 사과·진상규명 요청
박 대통령 “방송 장악 의도 없다”던
대국민담화 거론하며 사과·진상규명 요청
“KBS는 청와대의 방송분실이고, KBS 사장은 여의도 분실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 명령을 수행하는 창구였다. 이것은 신 보도지침 사건이다. 80년대보다 교묘하고 더 비밀스럽고, 더 고위층으로 확장 발전 시켰다.”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18일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사장이 폭로한 청와대의 인사개입·보도통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제 자신이 공영방송 시스템에서 기자로 일을 했고, 보도지침과 함께 기자생활 시작한 사람으로서 현재 진행중인 KBS 사태에 대해 남다른 소회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신군부의 보도지침이 언론사 편집국장실에 공공연히 나붙어 있던 1981년에 MBC 기자로 언론생활을 시작한 ‘보도지침 세대 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정치연합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과 공정언론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국민담화에서 방송 장악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던 것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거짓말’을 비판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방송진흥 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을 할 의도도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앞에서 약속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야당은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의 핵심인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 주제를 모두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고, 뉴미디어 방송사업자가 보도방송을 하는 것은 지금도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며 “이미 수많은 소셜 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부와 관련해 설명할 때는 주먹을 쥔 손으로 가슴을 치며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의 마음을 정치권과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까지 말하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런 박 대통령의 발언과 최근 드러난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당시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약속은 100% 거짓과 허위로 드러난 것”이라며 “방송을 장악할 의지가 없다는 대통령은 방송장악의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고,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방송장악은 사사건건 보도개입으로 무력화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대통령이 공약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을 외면해오고 있는 것도 지적하면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근본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가 <한국방송>과 <엠비시>(MBC) 사장으로 임명되는 현행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얼마전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는 방송편성의 독립을 위한 제도 개선도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청와대이 방송장악 활동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도 제안했다. 또 <한국방송>이사회를 향해 “감독기관으로서 길환영 <한국방송> 사장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 지금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주현기자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