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정의화
새누리당이 23일 19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정의화 의원(5선, 부산 중·동구)을 선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투표수 147표 가운데 101표(68.7%)를 얻어 46표(31.3%)에 그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두 배가 넘는 표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당내에서 비박(비박근혜)계·비주류로 분류돼 온 정 의원이 최근까지 당 대표를 지냈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아온 황우여 의원을 상대로 압승을 거둬, 6·4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부터 이어진 친박의 몰락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친박이 몰락했다. 7월 전당대회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박 주류에 대한 견제 심리와 초선·비주류의 반란,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또다른 재선의원은 “황 의원이 당 대표를 지내며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못하고 청와대에 끌려 다니기만 하면서 의원들 사이에선 ‘당 대표가 무기력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당청관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당내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한 초선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친박주류의 조직표는 없었고, 의원들 각자가 속마음을 자유롭게 표시했다”며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한 다수가 당의 변화에 대한 의중을 투표로 보여줬다. 당내 바닥정서가 그대로 투표 결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병원장 출신으로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정 국회의장 후보는 전형적인 화합형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11월엔 영·호남 화합 및 교류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 최초로 광주 명예시민에 추대됐다. 18대 국회 하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현 강창희 의장에게 져 재수 끝에 국회의장에 오르게 된 셈이다. 정 의원은 경선 직후 의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새 대한민국 건설을 지원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당몫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서는 정갑윤 의원(4선, 울산 중구)이 송광호 의원(4선, 충북 제천 단양)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몫 국회부의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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