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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해수부장관 등 공직 32년

등록 2014-05-25 22:04수정 2014-05-25 22:05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오전 부산시  남구 대천초등학교에서 열린 자전거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오전 부산시 남구 대천초등학교에서 열린 자전거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6·4 지방선거 후보 탐구]
➍ 부산 무소속 오거돈

고물줍기하던 가난한 집 아들
부친 뜻 따라 공직생활
2004년부터 부산시장 도전 쓴맛
2005년 9월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장에서 당시 이상배 한나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 청사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종로구 계동으로 옮긴 이유를 장관한테 물었다. 장관은 “그… 그… 당시에…”라며 말을 더듬었다. 다음날 ‘말더듬이’ 장관을 격려하는 전자우편과 전화가 쇄도했다. 장관의 말더듬증을 비하했던 이상배 의원은 자신의 누리집에 사과문을 냈다.

‘말더듬이’ 장관이 부산시장에 도전하고 나섰다. 오거돈(65) 무소속 후보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말을 더듬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국어 시간에 그가 일어나 읽으려고 하면 담임 선생님이 “됐다. 다음 사람” 하며 넘어가 버렸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뒷산으로 달려가 펑펑 울었다고 그는 자서전 <나는 희망을 노래한다>에서 고백했다.

그는 1948년 부산에서 아들만 열 명인 집에서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산골짜기에서 농사를 짓다가 부산으로 이사와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온 가족과 함께 고물 줍기를 했다. 10년 만에 국제시장 안에 조그만 철물점을 차린 그의 아버지는 가게를 훗날 철강회사로 키웠다.

그는 1967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두 차례 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집안에 동사무소 직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의 아버지는 1973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얼마 뒤 오 후보는 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그는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윗사람한테 말을 더듬지 않고 정확한 보고를 하기 위해 아침마다 신문 사설을 읽었다. 그는 32년 동안 엘리트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내무부와 부산시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올랐다. 2004년엔 갑자기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뇌물수수 혐의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던 당시 안상영 부산시장이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 뒤 사표를 내고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으나 참패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두터운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간판을 달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여론의 중심에 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후보들 가운데 1위로 치고 나온 것이다. 해양수산부 장관(2005년 1월~2006년 3월), 한국해양대 총장(2008~2012년) 등의 화려한 경력이 지지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는 고비를 맞고 있다. 김영춘(52)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보수층의 견제와 결집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말더듬이’ 행정부시장이 10년 만에 부산시 청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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