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세월호 참사·꼴찌 투표율도 변수
세월호 참사·꼴찌 투표율도 변수
정치권에선 ‘지방선거에서 인천에서 이기면 전국에서 이긴다’는 말을 한다. 지방선거에서 인천에서 승리한 정당이 전국에서 패한 경우는, 1995년 민자당이 유일했다. 인천 표심을 보면 전국이 보일 수도 있다.
인천 선거의 핵심에는 13조원에 이르는 부채가 있다. 1일 찾아간 인천시 계양구 작전역에는 “4500억 부채감소. 886억 흑자전환.”(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헐~ 886억 흑자라니요? 13조 부채도시 만들어 놓고…”(유정복 새누리당 후보)라고 적힌 펼침막이 동시에 붙어있었다. 만나는 시민들도 빚 이야기부터 했다.
계양구에 사는 양아무개(64)씨는 “빚이 많아진 것은 안상수 전 시장 때 벌인 일 때문이다. 송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 자유공원에서 만난 73살 남성은 “송 후보가 시장하면서 빚이 더 늘어나지 않았느냐.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구 주안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못 정하고 있다. 빚이 줄었다는 송 후보 쪽 주장은 믿기 어렵다. 인천시에 돈이 많으면 아시안게임이 코앞인데 지하철 2호선 개통은 왜 2년이나 연기됐나 모르겠다. 유 후보가 여당이니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미덥지 않다. 인천시 부채는 안 전 시장 때 일을 많이 벌여서 시작된 일이다. 안 전 시장은 동네마다 다 재개발해준다고 했지만 지금 보면 제대로 된 것도 없다.”
새누리당은 이날 인천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천막 회의’를 열어 총력 공세를 폈다. 이 자리의 주제도 부채였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다른 광역시의 시민 1인당 부채는 190만원 정도인데, 인천시는 1인당 470만원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2000만원 정도다. 이대로는 인천시가 파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 쪽은 부채가 늘었다는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송 후보 쪽 김재석 공보단장은 “인천시 부채는 지난해 기준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고 반론을 폈다.
여론은 가늠하기 어렵다. 여론조사 결과는 송 후보가 유 후보를 미세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년전인 2010년 선거 때는 안상수 옛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소속이었던 송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앞섰는데 결과는 송 후보의 승리였다.
전통적으로 낮은 인천시민 투표율도 변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시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0년 50.9%로 17개 시도 중 14위, 그 이전인 1995년부터 2006년까지는 전국 꼴찌였다. 남구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아무개(50·여)씨는 “결국 그놈이 그놈”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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