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
30·40대 직장인 참여는 저조
여야 서로 “우리가 불리” 분석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
30·40대 직장인 참여는 저조
여야 서로 “우리가 불리” 분석
전국 단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를 놓고 여야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모두 뚜렷한 분석을 내놓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전체 평균 사전투표율은 11.49%를 기록해 2013년 상·하반기 재보궐선거(각각 4.78%, 5.45%)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유권자 중 15.97%가 사전투표에 참여해 가장 높은 참가율을 기록했다. 20대의 일반투표율이 전연령층에서 제일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로 인해 야당 지지세가 강한 20대의 전체 투표율이 이전보다 얼마나 올라갈지 주목된다. 또 이번 사전투표에서 20대 다음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연령층은 60대(12.22%), 50대(11.53%)이다. 젊은층들의 사전투표가 많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장·노년층도 투표소를 활발하게 찾은 것이다. 50~60대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높은 투표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여권 심판 의지가 강했을 것으로 예상됐던 30~40대 투표율은 30대가 9.41%, 40대가 9.99%로 평균치보다 낮았다.
전체 사전투표자 474만4241명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20~30대가 40.3%를 차지했고, 50대 이상이 역시 40.8%에 이르렀다. 20대 유권자에는 35만여명에 이르는 군 복무자가 포함되어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어느 연령대가 특별히 사전투표에 많이 나왔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역대 선거의 연령별 투표율 패턴이 반복된 것”이라고 짚었다.
은근히 사전투표에서 ‘기선제압’을 바랐던 야당은 ‘위기감’을 표현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공보단장은 1일 간담회에서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 30~40대는 여권에 좀더 비판적이다. 30~40대 사전투표율이 50대 이상보다 낮다는 것은 야당에 불리한 신호”라고 말했다. 민 단장은 “특히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와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경합중인 인천에서 60대 이상 사전투표율이 13.4%다. 인천 지역 평균 사전투표율 11.33%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 단원구 사전투표율 8.42% ‘전국 최저’
여당 역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민현주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우리한테는 불리하다. (50~60대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야당에 불리하다며 호들갑을 떠는 것은 세대갈등을 일으켜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데이터분석센터장은 “여야 모두 서로 불리하다고 말하지만 연령별 사전투표율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하냐를 지금 따지기는 어렵다. 결국은 어느 정당이 더 많은 지지층을 투표소로 끌어내느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호남 지역이 사전투표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전남이 18.05%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16.07%로 뒤를 이었으며, 광주는 13.28%로 17개 광역단체 중 6번째였다. 반면 대구는 8%로 최저였다. 호남권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데 대해선 무소속 후보와 새정치연합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남 곡성에선 동원투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중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로 250여명이 희생된 단원고등학교가 있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는 투표율이 8.4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민 단장은 “주민들의 정신적 상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이 연령·세대·지역별로 공개되면서 남은 이틀 동안 여야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낮은 30~40대를 중심으로 막판에 투표 독려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유주현 김수헌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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