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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 기댈곳은 ‘박근혜 지지표’…야, 반성론 펼치며 ‘심판’ 호소

등록 2014-06-03 22:25

김한길(왼쪽)·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당기호 2번을 상징하는 브이(V) 자를 만들어 화답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김한길(왼쪽)·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당기호 2번을 상징하는 브이(V) 자를 만들어 화답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뉴스분석

새누리 ‘박근혜 마케팅’
새정치 ‘세월호 심판론’
극명히 대비되는 막판 전략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인 이완구 원내대표는 3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의 첫 줄은 “국민 여러분, 국가 대개조를 해낼 힘을 주십시오”였다. 짧은 호소문에 ‘대한민국’이란 단어가 열번 넘게 들어갔다. “공직 혁신도 해야 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도 해야 하고, ‘안전 대한민국’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온통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하던 단어들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국민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의 막판 선거전략은 ‘박근혜 마케팅’이다. 좀 이상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개조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신성범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가개조를 대놓고 비판했다. 보수 신문 논객들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가개조가 아니라 ‘정부 혁신’이나 ‘청와대 혁신’에 나서라고 충고하고 있다.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식의 선거 캠페인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대통령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옳다. 국민이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주장은 몰염치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박근혜 마케팅’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김형준 명지대 교수의 분석이다.

“예상됐던 일이다. 보수층을 결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새누리당에는 스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에게 관성투표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선으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잘못됐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종속되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효과는 있는 것일까? 김형준 교수는 “대통령 선거와 달리 지방선거는 투표 당일까지 누구를 찍을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새누리당 지지도에 비해 후보 지지도가 낮은 곳, 또는 접전지역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이 효과가 조금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부산역 광장에서 새누리당 이완구(왼쪽)·서청원 공동 선대위원장이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부산역 광장에서 새누리당 이완구(왼쪽)·서청원 공동 선대위원장이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최근 카카오톡 등에는 “이번 6·4 지방선거는 보수(민주세력)와 좌파세력의 대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는 선거입니다. 대동단결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구합시다”라는 문자가 나돌고 있다. 새누리당의 막판 전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에 맞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막판 선거전략은 뭘까?

안철수 대표는 3일 대국민 호소에서 “국가권력의 엄청난 무능과 잘못을 알기에 책임소재와 여야를 떠나 희생자와 그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반성한다”고 했다. 김한길 대표는 “선거 후에는 선거의 결과를 떠나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는 우리 모두가 패배자”라고 했다. 또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은 경청과 소통으로, 정부는 무사안일에서 무한혁신으로, 여당은 무책임과 도피에서 무한책임으로, 그리고 야당은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바뀌고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의 선거 전략은 ‘세월호 심판론’이었는데, 두 대표의 이날 발언은 ‘세월호 반성론’에 가깝다. 야당의 전통적 전략인 ‘정권심판론’을 포기하고 ‘여야가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쪽으로 수위를 한껏 낮춘 이유가 뭘까?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국민보다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새누리당, 국민을 지키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의 선택 앞에 섰다”고 논평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과 새정치연합의 반성 마케팅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태도가 득표에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까?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를 맞아 정부혁신, 국정운영 등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인지 대안을 제시했어야 한다. 그런 것이 새 정치의 내용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하지 못했다. 선거를 앞두고 반성한다지만 무엇을 반성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따라서 세월호 반성론의 효과는 있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구하기’와 새정치연합의 ‘세월호 반성론’이 6·4 선거에서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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